‘징크스’로 클린턴 승리 기원하는 오바마…“농구하면 무조건 이긴다니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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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55) 미국 대통령이 제45대 대통령을 뽑는 8일(현지시간) 농구 게임을 즐겼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대선 승리를 위해서다.

이날 오전 8시쯤 오바마 대통령은 워싱턴DC 포트 맥네어 육군기지 내 농구장을 찾아 친구들과 함께 농구를 했다.

대선후보로 처음 나선 2008년부터 오바마는 선거 당일 농구를 하면 승리한다는 자기 믿음을 갖고 있다. 프로야구에서 홈런을 친 선수가 다음 날에도 홈런을 기대하며 팬티를 갈아입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종의 징크스다.

2008년 1월 3일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처음 벌어진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앞두고 오바마 대통령은 농구를 했고 예상 밖 승리를 거뒀다. 힐러리 클린턴이 승리할 것이라는 전문가 예상을 뒤엎은 결과였다. 같은 달 8일 치러진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는 경선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에게 패배했다. 그는 그땐 농구를 하지 않았다.

미 의회전문지 더힐은 ”오바마 대통령은 뉴햄프셔 경선에서 진 뒤 주요 지역 경선을 앞두고선 꼭 농구를 했다“고 소개했다.

재선에 도전한 2012년 대선 당일에는 과거 NBA 시카고 불스의 황금기를 이끈 선수 스카티 피펜과 함께 농구를 했다. 당초 공화당 소속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초접전 양상을 띨 것이란 예측과 달리 오바마는 선거인단 332명을 확보해 낙승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학 때 농구 대표 선수로 활약한 '농구 매니아'다. 고등학생 시절 학업 성적이 썩 뛰어나지 않았던 오바마가 2년제 대학(커뮤니티 칼리지)에 진학할 수 있었던 이유도 빼어난 농구실력 덕분이었다. 커뮤니티 칼리지 입학을 발판으로 오바마는 컬럼비아 대학교에 편입했고, 하버드대학교 로스쿨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해 오바마는 코미디언 마크 매런에게 “요즘 농구 실력이 예전 같지 않다. 좌절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선거 종반 연방수사국(FBI)의 e메일 사건 재수사로 위기에 처한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위해 오하이오ㆍ뉴햄프셔 등 경합주를 순회하며 연일 유세에 나섰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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