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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퇴시대] “50세 이상만 고용한 영국 상점, 수익 18%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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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7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50+국제포럼 2016’에서 노년학 전문가 제니스 와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왼쪽)가 한·미 은퇴자 지원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이 포럼은 8일까지 열린다. [사진 전민규 기자]

7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50+국제포럼 2016’에서 노년학 전문가 제니스 와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왼쪽)가 한·미 은퇴자 지원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이 포럼은 8일까지 열린다. [사진 전민규 기자]

서울시가 인생 2모작을 앞둔 중·장년층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 구하기에 나섰다. 서울시는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이틀간 열리는 ‘서울50+국제포럼 2016’을 7일 시작했다. 포럼 주제는 ‘100세 혁명, 50+세대의 기회와 도전’이다. ‘50+세대’란 만 50~64세로 은퇴를 앞두고 있거나 은퇴 직후인 연령층을 말한다. 은퇴해서도 쉴 수 없는 이른바 ‘반퇴세대’다. 이날 포럼에는 노년학의 대가인 제니스 와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와 50+세대의 재취업을 돕는 미국 비영리단체 ‘앙코르닷오르그’의 마크 프리드먼 대표, 평생교육 관련 전문가인 마키노 아쓰시 일본 도쿄대 교수 등이 참석해 반퇴세대 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인생 2모작 위한 ‘50+국제포럼’
“경험 많은 직원, 고객 만족도 높아”
“은퇴자일수록 지속적 교육 필요”
“미국선 고령층 등록금 낮게 책정”

박원순(60) 서울시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50+세대는 숨어 있는 사회적 자본이다. 이 세대가 어떻게 사느냐에 우리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포럼의 키워드는 전환(Change)·연결(Connection)·교육(Education)이다. 전문가들은 은퇴한 노년층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 인식이 바뀌어야 하고, 은퇴자 스스로도 부정적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은퇴 후에도 지역사회, 이웃과 끊임없이 교류하며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b>‘서울50+국제포럼’ 업무협약</b> 서울시와 서울 50플러스재단, 중앙일보가 7일 ‘서울50+국제포럼’ 공동 주최 및 콘텐트 공유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왼쪽부터 김교준 중앙일보 발행인, 이경희 서울50 플러스재단 대표이사,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 전민규 기자]

‘서울50+국제포럼’ 업무협약 서울시와 서울 50플러스재단, 중앙일보가 7일 ‘서울50+국제포럼’ 공동 주최 및 콘텐트 공유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왼쪽부터 김교준 중앙일보 발행인, 이경희 서울50 플러스재단 대표이사,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 전민규 기자]

테리 밀즈 영국 고령화자문포럼 의장은 영국의 인테리어·건축자재 유통 업체인 B&Q 의 장년층 고용 정책을 소개했다. B&Q는 1989년에 자사 상점 네 곳에 만 50세 이상인 직원들만 고용했다. 해당 매장들은 1년여 만에 수익성이 18%가 개선됐고, 같은 기간 이직률은 6% 낮아졌다. 경험 많은 직원들의 응대 덕에 고객 만족도도 올라갔다. 와셀 교수는 50+세대 스스로의 인식 전환을 강조했다. 그는 “50+세대라면 창업에 따른 위험을 받아들일 자세가 돼 있어야 하고, 실제 미국에서는 지난 10년여간 중·장년층 창업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배경엔 대학을 비롯한 전문가 집단과 지역사회가 하나로 연결돼 창업 관련 위험을 감소시켜 주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마키노 교수는 ‘반퇴세대’ 스스로 고립에서 벗어나 사회와의 연결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산업사회의 소외층이던 노인은 현재 사회에서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집단이 됐다”며 “지역 커뮤니티라는 새로운 연결 방식을 통해 노인들은 삶의 보람을 찾는 동시에 사회에도 꾸준히 기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무엇보다 유능한 ‘반퇴세대’가 되기 위해선 이들의 현실 적응을 돕는 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와셀 교수는 “젊은이뿐 아니라 은퇴자들도 지속적인 교육을 받는 게 중요하다. 미국에선 고령층의 대학 등록금은 낮게 책정돼 있어 배움을 원하는 이는 언제든 새로운 분야를 공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령층의 평생학습 확대는 일반 대학생의 감소로 인한 대학 재정의 문제를 해결해 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8일 열리는 포럼 2부에선 젊은 세대와 50+세대의 상생 전략을 놓고 다양한 해결책이 논의된다.

글=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사진=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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