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서울마라톤] 국내남녀 엘리트 김재훈·김선애, 휠체어 와타나베 쇼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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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남자 엘리트 부문에서는 김재훈(27·한국전력)이 우승을 차지했다.

김재훈은 이날 2시간18분48초 기록으로 국내 선수 중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전체 참가자 중엔 11위다. 김재훈은 중앙서울마라톤과 인연이 깊다. 이번 대회에서 올해 첫 풀코스 우승을 차지했고, 2011년 대회에서는 2시간17분48초로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다. 김재훈은 "우승은 기쁘지만 기대했던 만큼 기록이 나오지 않아 아쉽다"고 했다.

김재훈은 지난해 9월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팀에 복귀했다. 지난 3월 서울국제마라톤에서 풀코스 완주에 도전했지만 페이스 조절에 실패해 기권했다. 그는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기록 단축에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김재룡 한국전력 감독은 "리우 올림픽 마라톤에서 한국 선수들의 성적이 바닥까지 떨어졌다. 사명감을 가지고 훈련량을 대폭 늘려 선수들의 기록을 2시간10분대로 당기겠다"고 했다.

여자부에선 '백전노장' 김선애(38·SH공사)가 2시간44분13초로 우승했다. 김선애는 이번 대회에 출전한 국내 여자 선수 16명 중 박고은(40·경남양산시체육회)에 이어 두 번째로 나이가 많았다. 1997년에 처음으로 풀코스를 뛴 김선애는 2003년 결혼과 동시에 은퇴했다. 딸·아들을 낳아 키우면서 지도자의 길을 걷던 중 2009년 전국체전을 통해 선수로 복귀했다. 김선애는 "1등은 기대도 안했다. 감기 때문에 컨디션 조절이 어려워 불참도 고려했는데 우승해서 뿌듯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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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와타나베가 1시간30분51초로 개인 최고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휠체어 부문에선 일본인 와타나베 쇼(25)가 1시간33분5초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011년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가 되는 장애를 얻은 와타나베는 고교 때까지 야구부 활동을 열심히 했던 열혈 스포츠맨이었다. 장애를 갖고도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았던 그는 이듬해 휠체어 마라톤에 도전했다. 타고난 운동신경이 좋은 와타나베는 휠체어 마라톤 입문 1년 만인 2013년 국제 대회에서 1시간30분51초로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다. 20여 개의 국제 대회에 참가한 와타나베는 "앞으로 4년간 대회 경험을 쌓아서 2020년 도쿄 패럴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게 목표"라고 했다.

홍석만(40)은 1시간36분57초로 2위에 올랐다. 그는 2004년 아테네 패럴림픽 육상 100·200m, 2008년 베이징 대회 400m 금메달을 딴 한국 장애인 육상 간판이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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