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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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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최완규 교수(경남대·정치학)는 최근 그의 박사학위논문(「유신」 권위주의체제의 성립요인에 관한 연구)을 통해 새로운 학설을 제기했다.
최교수는 『유신체제의 성립은 기존연구처럼 한 특정이론이나 변수만으론 설명이 불충분하다』고 지적하고 『정치적요인과 경제적 요인, 대내외적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유신체제연구의 촛점은 왜 70년대초라는 특정한 싯점에서 유신체제가 성립됐는가를 해명하는데로 모아졌으며 연구의 주된 경향은 두가지로 대별됐다.
즉 하나는 「오도넬」의 「관료적 권위주의」 이론을 원용해 경제적 변수를 중시한 연구다. 이 경우 유신체제는 급속한 산업화에 따른 사회경제적 위기의 대응 양태로서 등장한 것으로 본다. 산업화과정에 필요한 사회안정을 확보하고 민중부문의 활성화를 배제시키기 위해 관료와 재벌·해외자본가등이 동맹해 성립시킨 권위주의체제가 바로 유신체제라는 것이다. 한상진(서울대) 강민 (단국대) 교수등이 이 논의에 참가했다.
또하나의 연구경향은 경제적 변수보다 정치적 변수를 중시, 집권자의 장기집권의지의 실현수단으로서 유신체제의 성립요인을 분석한 연구다. 이정복(서울대) 임현진(서울대) 최장집 (고려대) 박광주(부산대)교수등이 여기에 참가했다.
그러나 최교수는 정치적 변수와 경제적 변수중 어느 하나를 배타적으로 중시하기보다 양자를 상호보완적 차원에서 다루고 있다. 그는 유신체제의 성립요인을 보다 포괄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허용요인 ▲유인요인 ▲기속요인(기속요인·Compelling fators)의 세가지 요인군을 설정했다.
허용요인으론 유신체제를 정당성 여부와 관계없이 성립시킬 수 있었던 배경적 수단이된 ▲권위주의적 정치문화 ▲국가권력의 비대화와 대통령중심의 종적인 권력구조 ▲미국의 영향력 감소등을 들었다.
유인요인은 집권층으로 하여금 유신체제의 수립을 구상하는데 자극과 명분·정당성의 외피를 제공한 요인으로 ▲경제성장의 업적과 성장의 지속을 위한 정치안정의 확보 ▲남북대화의 여건조성 ▲국제정치의 상황변화와 안보에 대한 위기의식등이 설정됐다.
기속요인은 유신체제성립의 직접적 동인으로 ▲집권자(박정희대통령)의 무한권력 의지와리더십 스타일 ▲재집권 가능성에 대한 위기의식 등이다.
최교수는『일반적으로 유신체제의 성립원인을 기속요인에 의해서만 설명하려는 경향이 지배적이었다』면서 『결론적으로 유신체제의 성립이 가능하게 된것은 당시의 집권자가 무한권력의지와 재집권에 대한 위기의식을 갖고 있던 상황아래서 허용요인과 유인요인을 동시에 확보할수 있었기 때문』이며 『유신체제는 1972년이란 특정의 싯점에서 허용요인과 유인요인·기속요인이 동시적으로 상호작용한 결과의 소산』이라고 주장했다. 유신체제성립에 대한 최교수의 본격적인 연구결과가 앞으로 학계에 어떤 논쟁을 촉발시킬지 주목된다. <이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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