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찰력 서울에 몰려 지방치안 공백상태 초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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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86아시아경기대회 기간중 경찰은 대규모 지방경찰병력의 장기간 서울지원으로 지방치안에 공백상태를 초래했고 경비인력을 시위진압등 시국치안에 돌려쓰느라 경비인력부족과 함께 경비의 전문성을 결여했던 것으로 자체분석됐다.
또 일선요원은 물론 지휘간부들까지 업무수행 사전교양과 요령·현장적응훈련이 모자라 혼선·차질이 있었으며 선수촌 외곽 펜스에 설치된 전자감응강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등 시설·장비도 일부는 제대로 가동이 안됐거나 제때 조달을 못하는 바람에 경비에 허점을 초래한것으로 지적됐다.
이같은 사실은 치안본부의 자체분석에서 지적된 것으로 경찰은 인력·장비·시설·대회운영·교육훈련등에서 고칠 점을 많이 찾아냈다.
◇인력=대회행사가 수도권에 집중돼 6천8백여명의 지방경찰병력을 한달이상 서울에 지원근무토록 하는바람에 지방치안에 공백사태를 빚었다.
잦은 시위등으로 대회경비목적으로 창설된 88올림픽경비대까지 포함한 경비인력을 진압출동등에 돌리고 부대배치를 자주 바꿔 현장상황을 잘 알지 못하는등 경비업무가 전문성을 잃었다.
여경·통역요원등 특수인력도 부족, 일부 경기장에선 부녀자검색에 혼잡을 빚는 차질이 있었고 경비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할수 없었다. 테니스·역도등의 경기장에선 경기규칙을 모른탓에 관중통제를 제대로 못했다.
현재의 경찰인력으로 대회경비·시국치안·기본치안업무를 동시에 완벽히 추진하기엔 역부족으로 판단된다.
◇시설·장비=선수촌 외곽펜스에 설치된 전자감응장치는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다. 또 감지와 동시에 즉각조치를 취하는 요령등 운영도 미숙했다.
85,86 2년동안 1백1억원을 들여 1백34종 1만8천8백11점의 장비를 보완했으나 휴대용 무전기의 경우 대회전까지 상당량이 납품되지 않아 못쓰는등 차질이 있었다.
차량검측용 거울은 자주 고장을 일으키고 성능이 나빠 제대로 검측이 안되는 경우가 있었으며 사이드카는 10년이상된 낡은차가 1백대가 넘어 툭하면 고장이 났다.
전체적으로 장비가 소요에 비해 모자랐고 금속탐지기등 조작기술미숙도 눈에 띄었다.
◇운영=도심의 롯데호텔을 본부호텔로 정하고 일부 경기장·연습장을 대학내 시설로 선정, 경찰의 정비부담이 가중됐다.
또 각 경기단체는 선수들의 연습을 무계획하에 운영, 자주 경비에 차질을 빚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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