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눈에 인기연예인 흉내|멋으로 안경끼는 청소년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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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멋으로 안경을 낀다. TV에 나오는 안경 낀 인기연예인들 모습이 멋있다고 멀쩡한 눈에 같은 모양의 안경을 끼는 청소년들이 늘어나 일부 양품점에 전문판매코너까지 생겨났다.
서울을 비롯, 일부 대도회에서 중·고생, 특히 여학생들사이에 지난해 가을부터 번지기 시작한 연예인 흉내 안경착용은 방학을 맞아 더욱 유행을 이뤄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눈건강을 걱정하고 있다. 겉 모양만 낸 엉터리 안경은 눈의 피로를 가져와 새학기가 시작되면 진짜안경을 쓰게되는 학생이 갑자기 늘어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다.
◇유행=서울명동 S안경점에는 겨울방학들어 하루2∼3개씩 도수없는 안경이 팔리고 있다. 주인이혁우씨(45)는 대부분 여고생들인 고객들은 10대들사이에 인기 있는 가수김수철과 이선희의 안경과 같은 동그란 옛날식 테만 찾는다고 전했다.
이웃 충무로 I안경점은 지난 가을부터 이같은 멋장이 안경이 한달평균 30개이상씩 팔리고 있다.
E대앞 E양품점은 이처럼 멋안경 10대고객이 늘자 안경테만 파는 코너를 마련, 하루 4∼5개씩 여고생과 여대생들에게 판매하고있다.
가격은 7천원에서 3만원까지 다양.
여고생 김모양(17·서울M여고1년)은 『엄마에게 눈이 나쁘다고 거짓말을 해 「멋부리는 안경」을 샀다』며 『TV에 나오는 가수들의 안경낀 모습이 멋있어 사서 쓰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D중3년 박모군(16)은 『누나가 3만6천원을 주고 도수없는 「안경」을 사줘 누나와 함께 쓰고 있다』며 자신의 얼굴과 체격이 인기가수와 비슷해 잘 어울린다고 자랑.
◇안경=학생들에게 인기있는 안경은 3가지.
「김○○형}은 동그란, 안경알에 테의 끝을 치켜올린 두껍고 검은 뿔테가 특징. 주로남학생들에게 인기가 있다. 「이○○형」은 안경알과 테가 동그란 모양이며 테는 철체로 분홍빛 무늬가 들어있다. 주로 여학생들이 선호. 「전○○형」은 양끝이 처진잠자리 모양으로 남녀 모두에게 인기가 있고 테는 철테.
각자 좋아하는 가수의 이름을 따 두가지로 불리고 있다.
◇걱정=서울 영등포동4가 김안과의 김종자씨 (37·의학박사)는 『도수없는 안경의 경우 유리면이 조악하면 눈이 쉽게 피로하게 되며 이는 스트레스를 유발, 시력감퇴와 두통등을 가져온다』고 경고했다.
◇이상욱교수(가톨릭의대안과과장)=조잡한 재질의 안경을 끼게되면 어지럼·두통·피로감등을 유발하고 장기간이런 안경을 낄때 난시도 유발할수 있다.
외국에서는 청소년들이 안경을 맞출때 부모 입회하에 안과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신중히 선택하고 있다.
◇김동일교수(이대·사회학)=인간은 모방을 통해서 사회인이 된다. 특히 청소년기의 모방심리는 어쩌면 당연한것인지도 모른다. 모방을통해 청소년들은 존경하거나 좋아하는 인물과의 일치감을 맛보며 여기서 만족감을 얻기도 한다.
그러나 단순히 멋을 위해 건강까지 해치면서 모방에만 열중한다면 문제다.
성인이 되면 자연 사라질 이런 형태의 모방에는 부모나 교사들의 지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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