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후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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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시조를 이루어 놓는 요소는 <삼장>이다. 초장과 중장과 종장으로 구분되는 이 요소와 명칭은 시조창이 지녀왔던 것을 문학쪽에서 그대로 받아 쓰고 있는 통용 명칭이다.
3장은 시조를 구성하는 3대 요소이므로 시조의 기본 싯줄이라 할수 있다. 이 3대 요소를 우리는 시작과 중간과 결말 의미에다 비추면서 생각해 볼 수 있을 일이다.
『시작은 우리로 하여금 앞으로 더일어날 것을 예상할수 있도록 주요행동으로 일으켜 놓는다. 중간은 이미 지나간 것을 필요로 하고 다음에 올것을 필요로 한다. 결말은 이미 앞서 있었던 것을 뒤이으며, 그이상 아무것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구성(Plot)」을 용어로 잡아 해설한 어떤 문맥의 일부이다. 주안점을 3장에 둔 문맥은 아니지만 흡사 3장을 단계적인 의의로 긴하게 요약한 느낌이다.
『이슬』-시작과 중간, 그리고 결말의미를 한 장씩 끊어가면서 차근차근 정리한, 통일된 단계성을 느끼도록 하는 그같은 맑은 세계다. 쉬지않고 습작을 계속한다면 일가를 이룰 소질이 엿보인다. 그만큼 사물을 꿰뚫어 볼 줄 아는 생각의 눈을 가진 듯하다.
『산촌타경』-어떤 군데는 기특할 정도이고, 어떤 군데는 종잡을 수 없도록 어지러진 상태였다. 그것을 앞뒤로 이리저리 바꿔가면서 다시 정서하여 낸다. 써 놓고 자꾸 읊조려보도록-.
『질그롯』과 『단풍잎』은 다같이 종장에서 말 아닐 정도로 뒤틀리고 말았다.
서툰 솜씨라기 보다는 너무 성급하게 붙인 느낌이 짙다. 차분히 생각할, 그럴만한 겨를이 필요했을 일이다.<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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