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불당 158엔을 「방위성」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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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일본은행은 9일 동경 및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시세가 한때 달러당 1백57엔대로 급등하자 맹렬히 시장에 개입, 이날 동경에서 사상 최대규모인 25달러를 매입함으로써 엔화시세를 가까스로 1백%엔대로 억제시켰다.
일본정부와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엔고에 의한 경기후퇴를 우려해 내부적으로 1백58엔 전후를 「방위선」으로 설정, 이를 사수하기 위해 9일까지 연3일째 외환시장에 개입했다.
9일 동경외환시장은 개장과 함께 1백57엔대에서 거래가 시작되자 일본은행이 뛰어들어 엔화를 팔고 달러화를 사들였으나 이날 「베이커」미재무장관이 워싱턴에서 『현재 엔 및 달러화 시세가 적정수준』이라고 언급, 엔화 매입에 불을 당겼다. 이에 당황한 일본은행은 동경외환시장에 25억달러를 뭉텅이로 풀어 엔화매기를 냉각시켜 달러당 1백58.35엔까지 끌어 내렸다.
「미야자와」(궁택희일)대장상은 이날 『엔화시세 안정을 위해 자금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힘으로써 앞으로 필요한 경우 거액의 달러화매입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일본의 은행·보험·상사·기업등 기관투자가들은 미국경제 전망이 밝지 못해 달러화시세가 더욱 하락할 것으로 예측, 엔화매입에 적극적이며 투기현상까지 보이고있다.
엔고 방지에 필사적인 일본 통화당국과는 달리 미국측은 달러화하락을 멈추게 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 통화안정에 노력하겠다는 양국의 정책협조 분위기가 깨지지 않았나 하는 우려가 일 경제계에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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