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클럽 '영토 확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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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프로축구 빅 클럽들이 활발한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

스페인의 '황제 구단'레알 마드리드는 최근 영입한 데이비드 베컴을 앞세워 아시아 투어를 하고 있다. 베컴을 떠나보낸 잉글랜드의 명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미국에 보름간 전지훈련 캠프를 치고 유벤투스(이탈리아).바르셀로나(스페인).셀틱(스코틀랜드)등 각국 명문 클럽들과 친선경기를 갖고 있다.

잉글랜드의 토튼햄 핫스퍼도 남아공을 방문, 최근 한국에서 열린 피스컵에 출전했던 카이저 치프스와 친선경기를 했다.

빅 클럽들이 아시아.아프리카.북미 등을 방문하는 것은 돈벌이와 동시에 자신들의 팬 층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레알 마드리드가 방문한 일본.중국.홍콩 등은 축구 열기가 높고, 특히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 열광하는 나라들이다.

베컴의 일거수 일투족이 뉴스가 되고, 그의 이름이 새겨진 레플리카(유니폼)가 날개돋친 듯 팔려나가는 곳이기도 하다. 레알 마드리드가 아시아 투어에서 한국을 쏙 뺀 이유는 아직 한국에는 그런 '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미국행은 '축구의 불모지'미국에 유럽 빅 리그라는 상품을 수출하기 위한 '교두보 확보'의 의미가 크다. 미국은 아직 축구가 프로야구.농구.풋볼 등에 밀려 마이너 스포츠이긴 하지만 젊은층과 중남미 이주민을 중심으로 시장을 빠른 속도로 늘려가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배경으로 팀 훈련을 지도하고 있는 사진은 매우 상징적이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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