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인들 국제무대로 뻗는다|새해 해외초청 연주 활발…이미 10여건계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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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올 연말 현재 확정된 국내음악인들의 내년도 해외초청공연이 눈에 띄게 잦아 내년 우리음악계의 큰 활기가 예상되고 있다. 또한 여태까지의 해외공연이 자신의 커리어를 위한 자비공연이거나 교포사회 위문공연이 주류를 이루었던데 반해 올해 해외예술기획단체들의 초청을 받은 중견연주자들의 대부분은 실력과「상품적 가치」를 인정방아「정당한 대우」를 받고 무대에 서는것이라 국내음악인들의 해의진출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바이얼리니스트들의 진출이 돋보이는데 전문연주자로서 매년 활발한 해외연주를 갖고 있는 정찬우씨는 일본 도쿄아티스트매니지먼트의 초청으로 1월10∼2월8일까지 도쿄아티스트앙상블과 6차례 협연을 가져 내년도 해외초청연주의 막을 열게된다.
이종숙교수(서울대)는 세계적인 바이얼리니스트「막스·로스탈」이 심사위원장으로 있는 오스트리아 크라이슬러콩쿠르(9월20∼30일·오스트리아 그라츠) 심사위원으로 위축돼 한국음악인의 국제콩쿠르심사위원 가능성을 타진케하고 있다. 이씨는 독일유학중「막스·로스탈」을 사사, 그 실력을 인정받았었다.
직업연주가란 이미지를 굳히고 있으며 올 한해 가장 활발한 연주활동을 한 김남윤교수(서울대)도 미국예술기획단체인 데어페커사와의 계약으로 내년2월2일 뉴욕 카네기홀서 리사이틀을 갖는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악장으로 바이얼리니스트인 김영준씨도 9월께 로마국제음악제의 초청으로 밀라노·베니스등지에서 순회독주회를 갖게되며 그가 이끄는 서울시향쳄버앙상블도 역시 협연요청을 받았다. 7월중순께 프랑스 칸음악제에도 초청돼 공연을 가질 예정.
KBS교향악단 악장인 바이얼리니스트 김경교수(서울대)도 21년전 창단돼 한국실내악계를 리드해 온 바로 그합주단을 이끌고 6월말 미국 워싱톤·뉴욕등 3개도시에서 연주회를 갖는다. 워싱톤 스미소니언 박물관초청.
한편 국내최초의 직업합창단인 대우합창단 (지휘 윤학원)은 터키에서 열리는 세계음악제의 초청을 받았으며 유럽합창연맹 후원으로 7월말 서독의 전지역 순회공연을 갖는다.
한편 피아니스트 김형규교수(한양대)는 내년에 베를린 심퍼니·오사카필·런던 심퍼니등과의 협연등 모두 6차례의 해외초청공연을 갖게돼 눈길을 끌고 있으며 이대 장혜원교수(피아노)는 7월께 홍콩 태평양음반협회와의 계약으로 프랑스 작곡가「가브리엘·파에르네」의 작품을 연주, 녹음한다. 또 메조소프라노 김학남씨(국립오페라단 단원)도 올해에 이어 밀라노 스칼라좌에서 오페라『나비부인』에 출연한다.
이같이 부쩍 활발해진 해외초청공연에 대해『그동안 해외에서 가졌던 일부 음악인들의 공연이 성공적이었으며 이제 많은 연주가들이 해외시장에 신경을 쓰기때문』이라고 분석한 음악평론가 박용구씨는 보다 본격적인 국내 음악인의 해외진출에는 연주자 자신의 실력은 물론이고 학교에 적을 두지않아도 대우받고 연주에 전념할수 있는 풍토, 이미 국제무대에 섰던 연주자들이 후배를 이끌어주는 노력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고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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