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달라지고 있어요”|상담전화에 남성들 호소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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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전세생활 10년만에 집을 한채 사게 됐습니다. 그랬더니 집사람이 등기를 공동명의로 하자는게 아닙니까. 그동안 전세살이를 하면서 매번 제이름으로 전세계약을 해왔고 아내도 그걸 당연시 했었어요』
『집에 가면 아내에게 자연 회사일이나 직장동료들에 대한 얘기를 하게 됩니다. 사실 다른 얘기는 별로 할게 없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아내는 이것이 불만인 모양입니다.「왜 나이가 들어가면 세상 돌아가는것이나 문학·예술에 만한 얘기는 차단돼야 하느냐」고 핀잔을 주기 일쑤입니다. 전엔 이런식의 반응을 보이지 않았는데 뭔가 달라진것 같아요』
최근들어 각 전화상담기판에는 가정문제를 호소해오는 남성 상담자들이 부쩍 늘어났다. 사랑의 전화의 경우 지난해 남성 피상담자는 1만6천3명으로 전체의 40·5%를 차지했으나 금년에는 2만4천4백77명으로 8천여명이나 늘었으며 전체상담의 47·3%를 차지, 7·3%의 급격한 심장률을 기록했다.
이들은 주로 30대중반∼40대초반으로 학력도 고졸이상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종래 남성피상담자의 주류가 20대였던 것과도 큰 차이를 보인다.
이들이 호소해오는 문제는▲아내의 가출▲음주문제(본인뿐 아니라 아내도 포함) ▲아내의 부정▲직업·가족부양문제▲부부간 가치관의 차이▲부부간의 성적갈등등.
사랑의 전화 노혁상담간사는『회사원인 경우 숙직할 때, 자영하는 이들은 하오3∼4시쯤 가게가 한가할때 주로 전화를 걸고 있다』면서『특히 부인을 포함한 여성들의 의식변화 및 사회분위기에 자신을 맞춰나가지 못하고 당황해하는 남성들이 많다』고 말했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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