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의 저주' 막은 채프먼, 시카고 컵스 WS 5차전 승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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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컵스 로고 [중앙포토]

시카고 컵스가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했다.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28·쿠바)이 컵스를 구했다.

컵스는 31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월드시리즈(WS·7전4승제) 5차전에서 3-2로 승리했다. 3-2로 앞선 7회부터 등판한 마무리 채프먼은 시속 160㎞가 넘는 빠른 공을 앞서워 1점차 리드를 지켜냈다. 42개의 공을 던지는 그는 2와3분의2이닝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채프먼은 9회 초 마지막 타자를 상대할 때도 지친 기색없이 시속 163㎞의 빠른 공을 뿌렸다.

시리즈 전적 2승3패를 만든 컵스는 역전 우스의 실낱 희망을 이어갔다. 역대 WS에서 1승3패로 뒤진 팀이 3연승을 달려 우승한 사례는 총 5번이다. 컵스는 1945년 10월 9일 홈구장 리글리 필드에서 월드시리즈 승리를 거둔 이후 2만5955일 만에 다시 한 번 승리를 경험했다. 여전히 클리블랜드가 유리한 상황이다. 클리블랜드는 2일과 3일 홈구장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예정된 6·7차전에서 1승만 추가하면 우승을 차지한다.

선제점은 클리블랜드의 몫이었다. 클리블랜드는 2회 초 2사 후 호세 라미레스의 솔로포가 터지며 1-0으로 앞서나갔다. 컵스는 4회 말 크리스 브라이언트의 동점 솔로포로 균형을 맞췄다. 이번 WS에서 부진에 빠졌던 브라이언트가 살아나자 공격의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했다. 이어진 공격에서 컵스는 앤서니 리조의 2루타와 벤 조브리스트의 우전안타로 무사 1·3루 찬스를 맞았다. 에디슨 러셀의 3루 내야안타 때 3루자자 리조가 홈을 밟아 역전에 성공했고, 데이비드 로스의 좌익스 희생 플라이가 나오면서 3-1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클리블랜드는 6회 초 라자 데이비스의 좌전안타에 이은 도루로 2사 2루를 만들었고, 프란시스코 린도어의 적시타가 터지며 2-3으로 추격했다. 컵스 벤치는 7회 초 1사 2루에서 마무리 채프먼을 올리는 강수를 뒀다. 채프먼은 흔들림없이 나머지 이닝을 완벽히 막았다.

컵스 선발 레스터는 6이닝을 4피안타·2실점으로 막고 WS 통산 4번째 승리를 따냈다. 레스터는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이던 2007년(1승)과 2013년(2승) WS에서 3승을 거두며 우승을 이끈 경험이 있다. 반면 2차전 선발 후 3일 쉰 뒤 이날 다시 선발로 나선 클리블랜드 선발 바우어는 4이닝 동안 6피안타 3실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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