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 없는 실내 육상 경기장|관리 소홀 경기 단체 외면으로 방치 상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국내 유일의 태릉 실내육상 경기장이 제구실을 못하고있다. 막대한 국고를 들여 지난4월에 건립한 실내 육상경기장이 대한체육회의 관리 소홀과 육상연맹 등 경기단체의 무관심으로 방치돼 있다.
실내육상 경기장은 설계당시 실외기온에 제한을 받는 육상경기를 겨울철에도 활성화시켜 낙후된 한국 육상수준을 향상시키는 한편 농구·배구·핸드볼 등 일부 구기종목 경기장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다목적 전천후 체육관으로 건립됐다.
6개월간의 공사 끝에 연건평 1만1백평방m 부지 위에 2층 건물로 세워진 실내경기장에 투입된 예산만도 국고보조 21억 원과 대한육상경기 연맹 지원금 5억 원 등 모두 26억여 원에 이른다.
그러나 지난4월 개장과 함께 치러진 개장기념 실내 육상대회를 제외하곤 단 한번의 대회도 열리지 않았을 뿐더러 내년 3월까지도 대회개최 계획이 전혀 없다.
현재 육상의 봉고도 팀이 매일 2∼3시간씩 실내육상 경기장을 활용하고 있고 멀리뛰기·허들·경보 등 일부 육상종목이 1주일에 2회 정도 여기서 훈련하고 있다.
반면 대부분의 육상종목 및 구기종목들의 대표팀들은 실내경기장을 거의 외면하고 있다.
이는 실내경기장에 난방시설이 없는 데다 통풍장치가 개폐식 창문이 아닌 창살로 돼있어 찬바람이 경기장 안으로 들어와 실외 기온과 별 차이가 없기 때문.
또 아시안게임을 앞둔 지난여름부터 비가 내릴 때마다 천장 곳곳에서 빗물이 새는 바람에 전천후 체육관으로서의 제구실을 못해 여러 차례 천장 보수공사를 해왔다.
이와 함께 이 경기장을 최대한 활용, 경기력 향상을 꾀해야할 육상연맹마저 실내 육상대회 개최 계획을 전혀 세우지 못한 채 관망하고 있을 뿐이다.
이에 대해 이호종 대한육상 연맹 부회장은『체육회가 하루빨리 전문 관리인을 기용, 활성화 방안을 마련, 국고를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할 것』 이라고 말하고 육상연맹도 자체적으로 중·고 대회 개최 등 경기장 활용방법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