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지나치게 비싸다|연말 대목 맞아 판촉전 치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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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장난감 시장이 크리스머스·연말대목을 맞아 활기를 띠고 있다. 수요가 급증하는 시즌에맞춰 각 백화점들은「환상의 장난감나라」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완구박람회를 마련하는가 하면 장난감업체의 각 대리점이나 군소 장난감 가게도 화려한 장식을 통해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 완구공업 협동조합은 현재 약1천억 원 규모의 내수시장 판매고 중 약3분의1인 3백30억 원 정도가 연말 시즌동안 팔려나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번 시즌을 통해 새로 선보이고 있는 장난감들은 순간 녹음 재생장치를 통해 상대방의 말을 그대로 들러주는 말하는 인형, 분리된 핸들로 원격조정이 가능한 핸들카, 음악소리에 맞춰 고개를 움직이는 봉제인형 등 첨단 과학기술을 응용한 제품이 대부분. 이 밖에 문제번호를 누르고 답을 맞추면 해당점수가 가산돼 나오는 아이큐점프 등 학습의 연장선으로 시도된 제품, 동화와 전설 속에서 소재를 따온 시리즈물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신세계백화점 홍보실 최병룡씨는 말한다.
그러나 장난감 중에는 어린이용으로는 분수에 넘칠 정도로 호화롭거나 고가인 것들도 상당수여서 문제.
응접세트에 전화·타자기는 물론, 샤워기가 부착된 목욕실에 부엌·침실까지 고루 갖춘 바비의 집이나 미미의 2층집은 풀세트로만 판매되는데 3만2천∼3만3천 원.
그런가하면 이 인형의 낱개 팔이는 5천5백원이나 옷 한 벌을 더 끼워서는 9천5백원을 하고있어 인형 옷 한 벌에 4천 원이나 해 웬만한 아동 옷과도 맞먹을 정도다.
아직 국내에서는 생산되지 않아 네덜란드에서 직수입된 레고 집은 6만5천 원, 테크닉스 (차의 일종)는 7만원. 플레이모빌의 해적선은 5만원이나 하고있어 블록식 조립완구의 가격도 만만치가 않다.
첨단기술을 이용한 말하는 동물인형도 2만3천∼1만9천 원, 원격조정의 핸들카는 3만원, 라디오를 비롯한 1백50가지의 조립이 가능한 만능 키트는 2만8천∼3만8천 원이며 자유자재로 팔을 움직이는 등 비교적 정교하게 만들어진 한로보트는 11만원까지나 하고 있다.
아동전문가들은 『장난감이 과학화되어 가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지나친 고급화로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지거나 현실과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호화로운 것은 오히려 어린이들의 근심을 타락시킬 우려가 있다』 고 우려를 표시했다.<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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