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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당신] 소변 자주 마렵다는 아이, 요로감염 검사해 봐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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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다섯 살 된 딸아이가 소변을 너무 자주 마려워합니다. 30분마다 “쉬 마렵다”고 하는데, 정작 화장실에 데려가면 나오는 양이 많지 않습니다. 무슨 병이 생긴 걸까요. 이유가 궁금합니다.

워킹맘 배지영 기자의
우리아이 건강다이어리

A 의학적으로 아이가 1~2시간마다 소변이 마렵다고 하면 빈뇨일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물론 물을 많이 마시는 날엔 소변을 더 자주 볼 수 있고, 운동을 해 땀으로 수분이 많이 배출된 날은 소변량이 극히 적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특별한 사항이 없는데도 1~2시간마다 오줌을 누고 싶다고 한다면 문제가 있는 게 아닌지 체크해 봐야 합니다.

아이에게 빈뇨가 생기는 원인은 어른보다 다양합니다. 우선 심리적 요인이 있습니다. 별다른 건강상 이유가 없는데도 자꾸 “쉬가 마렵다”고 한다면 아이에게 관심이 부족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세요. 집안일에 바쁘거나 새로 태어난 동생을 돌본다고 눈도 안 마주치는 엄마에게 소변 마렵다는 얘기는 금세 관심을 끌 수 있는 소재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아도 소변을 자주 마려워합니다. 새 학기 적응 기간이거나, 이사를 가서 친구들 눈치를 보거나, 아니면 따돌림을 받아도 빈뇨 증상을 보입니다.

이런 정신적 이유가 아니라면 신체 이상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요로감염입니다. 병원에 가서 소변검사를 받으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집안 식구 중 요로감염에 걸린 사람이 있다면 확률은 더욱 높습니다. 가족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 남자아이보다 여자아이에게서 좀 더 잘 나타납니다. 여자아이는 항문과 요로가 남자아이보다 가까이 위치해 있기 때문에 대변 속 대장균이 요로 쪽으로 옮겨갈 위험이 더 높습니다. 대변을 닦고 난 뒤에는 엉덩이를 물로 씻겨주고 청결에 힘쓰면 요로감염 위험을 조금은 피할 수 있습니다.

드물지만 당뇨병이 있거나 요붕증(신장에서 소변을 재흡수시키는 항이뇨호르몬의 작용이 저하돼 많은 소변이 만들어짐)이 있어도 소변을 자주 눕니다. 척추신경에 문제가 생겨도 방광에 자극이 전달되기 때문에 빈뇨가 생깁니다. 변비가 심한 경우에도 장이 방광을 자극해 소변을 마렵게 합니다. 심리적 문제나 요로감염이 아닌데도 빈뇨가 있다면 이런 질환들이 있는지 검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음식물에 따라서도 일시적으로 빈뇨 증상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탄산, 감귤, 카페인이 든 음료를 마시면 방광에 자극을 주기 때문에 소변이 자주 마렵습니다. 감기약 중 항히스타민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집에서 간단한 체크를 하려면 소변의 색이나 냄새를 맡고도 이상 증상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아이의 소변 색은 연노란색(유자차 색)이 가장 적당합니다. 만약 오렌지색이나 더 붉은색을 띤다면 요로감염이나 요로결석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 사구체신염(신장에 염증이 생김)인 경우도 소변 색이 빨개질 수 있습니다.

소변에서 하얀 침전물이 많이 보이는 것도 요로감염 증상일 수 있습니다. 염증이 생기면 세포가 많이 탈락돼 오줌과 함께 소변으로 나오기 때문입니다. 거품이 많이 나는 것은 몸속 노폐물이 소변에 많이 섞여 나올 때입니다. 약간의 거품은 별 문제 없지만 당뇨병이나 단백뇨(소변에 일정량 이상의 단백질이 섞여 나옴)가 있으면 거품이 많이 생기므로 정기 검사를 하는 셈치고 병원에 가서 소변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도움말=한양대병원 비뇨기과 박성열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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