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사회봉사는 대학의 의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2면

취임 3개월을 맞는 정근모(65) 명지대 총장이 새학기 들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은 '명지대 사회봉사단'이다. 그는 "사회가 황폐하고 갈등이 팽배한 상황에서 대학의 사회봉사는 이제 선택이 아닌 의무"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정 총장이 주도해 결성한 사회봉사단(단장 연하청 사회과학대 학장)은 17일 한국 국제기아대책기구와 협약을 맺고 전 세계의 굶주리는 어린이들을 돕는 사업에 참여키로 했다. 이에 앞서 15일에는 '사랑의 집짓기 운동'에 동참키로 했다. 봉사단은 이에 따라 경기도 수원에서 200여 명의 집없는 사람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행사인 '행복마을' 조성에 나서게 된다. 봉사단은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행사별로 지원자를 뽑아 운영한다. 정 총장은 "대학이 이런 봉사활동이 있다고 안내하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정 총장이 봉사활동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1년 사망한 아들(정진후씨) 때문이다. 1964년생인 아들은 열살 때 신부전증으로 정 총장의 신장을 이식받기도 했다. 그는 아들의 건강을 기원하면서 종교(기독교)와 봉사활동에 눈을 뜨게 됐다고 한다. 남을 도우면서 살아야한다는 사명감은 아들이 남겨준 선물이기도 하다.

정 총장이 다음으로 챙기는 것은 대학의 국제화와 산학협력이다. 해외 유명대학과의 공동학점제를 추진하고, 올 가을학기에 국제선교대학원을 열며, 해외로 어학연수를 떠날 학생을 선발해 비용의 50%를 대학이 지원하는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명지대 용인캠퍼스를 국제수준의 연구단지로 조성할 계획도 수립 중이다.

정 총장은 63년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23세의 나이에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과학도 출신이다. 90년대에 과학기술부 장관을 두차례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과 국제원자력한림원장을 맡고 있다.

박성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