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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범 수석과 김종 차관, 3월 더블루K 미팅에 참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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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최순실 국정 농단 또 청와대 개입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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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지난 21일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미르재단 인사 개입 의혹에 대해 “이성한 전 사무총장과 통화는 했지만 인사 관련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최순실씨는 모른다”고 했다. 오른쪽은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 [사진 김상선 기자]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더블루K’ 운영에 관여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더블루K는 청와대 비선 실세로 불리는 최순실(60)씨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곳이다.

조 모 더블루K 전 대표 JTBC 인터뷰
“스위스 업체와 MOU 체결 논의 자리서
안·김, 영어로 자신 직책과 이름 소개”
안 “허무맹랑” 김 “조씨와 덕담만 나눠”

JTBC는 27일 “조모 더블루K 전 대표가 방송 인터뷰에서 ‘다수의 청와대 전·현직 고위 관계자가 더블루K 사업에 관여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를 뒷받침할 세부 일정이 적힌 조씨의 다이어리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JTBC에 따르면 조씨는 ‘최 회장’(최씨)의 지시로 지난 1월 15~16일 펜싱·배드민턴 선수단 창단 제안서를 만들었다. 이어 같은 달 22일 안종범 당시 경제수석(현 정책조정수석)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안 수석은 통화에서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사장이 전화를 할 테니 일을 추진하라”고 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6일 뒤 조씨는 최씨의 측근인 고영태(40)씨와 함께 GKL 사장을 만날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해 조씨는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GKL이 ‘갑’이지만 더블루K가 ‘갑’의 입장에서 덤벼들었으니 GKL 입장에선 압력 받았다고 느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인터뷰에서 조씨는 “지난 1월 26일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에서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문체부 장애인 담당 과장을 만났다”고 주장했다. 당시 미팅엔 정현식(63) K스포츠재단 전 사무총장이 동석했는데 김종 차관으로부터 체육계의 현황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고 한다. 조씨는 “안종범 수석이 ‘서로 많이 도와주고 배우라’고 했고, 김종 차관이 스포츠계 현황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최순실씨의 또 다른 측근인 차은택(47)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의 외삼촌(김상률 청와대 전 교육문화수석)도 더블루K에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JTBC는 전했다. 조씨의 말을 인용, “최씨가 내게 K스포츠재단 박헌영 과장과 함께 김상률 전 수석을 만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조씨는 또 “지난 3월 8일 점심시간에 진행된 미팅에 김 전 수석을 비롯해 안종범 수석, 김종 차관, 정현식 전 사무총장, 박헌영 과장이 참석했다. 당시 모임은 스위스의 스포츠시설 전문 건설회사인 누슬리와 더블루K가 양해각서(MOU) 체결을 논의하는 시간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서 안 수석과 김 전 차관은 스위스 업체 측에 영어로 자신의 직책과 이름을 소개했다고 한다.

KT 경영연구소장(3월 11일)과 포스코 경영지원 상무(3월 15일) 등도 만났다고 조씨는 강조했다. 조씨는 KT에 부실한 제안서를 보냈음에도 일주일 후 KT 쪽에서 ‘더블루K가 어떤 회사인지 알고 싶다’며 연락이 왔다고 기억했다. 포스코의 경우에도 스포츠 선수단 제안서를 보내자 반응이 왔다는 게 조씨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김종 차관은 “2월에 모임에 갔더니 조씨가 자리에 있었다. 하지만 덕담만 나눈 수준”이라고 말했다. 안종범 수석은 “최순실의 존재를 이번 사건이 터지고 처음 알았다. 전화 통화도 단 한 번 한 적이 없다. 모두 허무맹랑한 말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특별취재팀 임장혁·문희철·채윤경·정아람·정진우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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