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언니 옆에서 의리 지키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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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을 언니라고 불렀다는 녹취 내용을 한겨레 신문이 26일 보도했다.

한겨레는 지난 9월18일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과의 인터뷰 과정에서 이 전 사무총장이 공개한 녹취 내용을 공개했다.

한겨레가 보도한 녹취록에서 최씨는 “사람은 의리가 필요해. 그런데 차은택은 지금 저만 살려고 하잖아. 그러면 안 되지. 내가 지금까지 언니(박근혜 대통령) 옆에서 의리를 지키고 있으니까, 내가 이만큼 받고 있잖아”라고 말했다.

녹취록은 미르 재단 문제가 최초로 불거진 뒤인 지난 8월 최씨가 이성한 전 사무총장을 회유하려는 내용 중 일부라고 한겨레는 소개했다.

이 전 사무총장은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최순실씨와 박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대통령보다 더 높은 사람이 있다. 최순실이다. 이름을 바꿨으니 최서원이다”라고 말했다. 또 “수렴청정이라고 해야 하나. 불순한 말인지 알지만 그렇게 표현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전 사무총장은 “최순실은 (청와대 등의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회장님으로 불렸다. 차은택씨가 그렇게 불렀고 나도 그렇게 따라 불렀다. 사실 최씨는 대화 상대로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은 큰 사람이다”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들과 최순실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지금 생각해보니)최순실이 얼마나 영향력이 대단했는지 실감이 난다. 사실 나는 (청와대 관계자들을 만날 때) 깍듯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분들이 바쁠 때, 뭔가 논의를 하거나 보고할 게 있을 때는 늘 (청와대에서 재단에 지시하는 게 아니라) 이것은 어떠냐는 식으로 우리(미르) 쪽 의견을 물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김승현 기자
s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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