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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철 노선 내달 3자 택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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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정부와 환경.종교단체가 논란을 거듭해 온 경부고속철도 대구~부산 노선이 다음달 초 최종 확정된다.

국무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29일 "경부고속철 대안 노선 및 기존 노선 재검토위원회의 전문위원 12명이 대구~부산 노선안을 3개로 압축해 각각에 대한 최종 검토 의견서를 총리실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재검토위원회가 압축한 3개 노선은 시민.종교대책위 측이 제출한 ▶언양~양산 중심부~물금~화명~만덕~하마정~부산역▶언양~양산 중심부~물금~부산역(기존 경부선)의 대안 노선 2개와 천성산.금정산을 통과하는 기존 정부안 등이다. 재검토위(전문위원)는 정부 측 관계자 6명, 시민.종교단체 관계자 6명으로 구성돼 있다.

정부 측 간사인 허억준 한국고속철도 울산건설사무소장은 "전문위원 12명은 지난 3월부터 정부안과 시민.종교단체가 제출한 대안 노선 등 7개를 놓고 논의를 벌여 3개 노선을 압축했다"고 말했다.

총리실은 이 가운데 전문위원들의 지지가 가장 많은 노선을 부산 신항만 개항 시기(2010년) 등을 고려해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최종 노선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시민.종교대책위 구자상 공동대책위원장은 "재검토위의 활동 시한이 촉박해 대안 노선에 대한 정밀 분석이 어려웠지만 정부가 3개 노선에 대한 전문위원들의 의견을 고려해 최종 노선을 현명하게 결정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재검토위원회는 당초 지난달 말까지 노선을 결정할 방침이었지만 시민.종교대책위 측이 기간 연장을 주장해 4주간 더 협의한 뒤 28일 활동을 마쳤다.

그러나 새로 제시된 대안 노선에 대해 경남 양산 지역 주민들이 도시를 둘로 갈라놓는다며 총리실에 항의하는 등 강력 반발해 최종 결정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08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경부고속철 대구~부산 구간 공사는 경남 양산시 천성산과 부산 금정산 터널구간에 대해 환경단체와 불교계에서 환경 훼손을 이유로 반대하자 노무현 대통령이 노선의 재검토를 지시해 공사가 중단됐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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