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전민 중 외교부 부부장 방북 “국경문제 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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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전민(劉振民·사진)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24일 북한을 방문했다. 중국 고위 관료의 북한 방문이 공개된 것은 올 해 2월 북핵 6자회담 중국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의 방북에 이어 8개월여만이다. 지난달 5차 핵실험 이후론 처음이다.

2월 우다웨이 후 첫 고위급 방북
최근 한반도 정세도 협의 가능성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류 부부장의 방북은 북·중간 국경 관리 문제에 관한 정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한 것”이라며 과도한 해석을 경계했다. 이 소식통은 “북·중간에는 1400㎞의 국경선이 있어 출입국관리나 공안 문제 등 양측이 협의해야 할 현안들이 늘 있게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교도(共同)통신이 배포한 류 부부장 일행의 평양 도착 사진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의 어우양위징(毆陽玉靖) 해양변경 국장이 류 부부장을 수행한 것으로 확인돼 이같은 설명을 뒷받침했다. 국경 관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방북이라면 ▶탈북자 처리를 둘러싼 북·중간 협력 ▶접경 지대에서 최근 일어난 북한 군인들의 월경 강도 행위 예방 등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류 부부장의 방중은 또 한편으론 5차 핵실험 이후 국제 사회의 제재 논의가 이어지는 중에도 중국과 북한 간의 통상적인 교류는 계속되고 있음을 뜻한다.

하지만 류 부부장이 방북하는 길에 북한 외무성 당국자와 만나 5차 핵실험 이후의 한반도 정세나 북·중 관계 전반에 관한 사항을 협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북 제재 강화 논의와 함께 선제타격론이 거론되는 등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모처럼 이뤄진 방문 기회에 북·중 양측이 의견을 교환하거나 고위급의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류 부부장은 2014년 2월에도 평양을 찾아 박의춘 외상을 만난 뒤 서울을 방문해 한반도 관련 사항을 연쇄 협의한 적이 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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