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집에도 못 갑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집에도 못 갑니까.』
『회사에 빨리 들어가야 해요.』
29일 하오2시40분, 서울 신문로 한글학회앞 골목.
진압복 차림에 중무장을 한 경찰제지선앞에 시민들이 몰렸다.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시민, 사무실에서 나와 토요일 오후 늦은 점심을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가려는 회사원….
하나 둘 시민들이 늘어나며 항의가 거세질 기미이자 지휘관인 듯한 경찰간부가 전경들에게 고함을 질렀다. 『모두 연행해. 말 많은 ×들은 무조건 데려가!』
기다렸다는듯 전경들이 시민들을 낙아 채기 시작했다.
전경 2명이 1조가 돼 한사람씩 양팔을 붙들고 부근 신문로 파출소앞에 대기시켜 놓은 닭장(호송버스)까지 달리기하듯 잡아끌며 연행해 갔다.
『도대체 왜 이러는거요. 영문이나 알리고 끌고 가야지….』
50대신사가 끌려가며 분통을 터뜨렸다.
『…….』
대꾸도 없는 아들 뻘의 전경.
시민들은 같은 방법으로 다른 곳에서 연행된 시민들로 버스의 「정원」이 찰때까지 전경이 지키는 차안에서 1∼2시간씩을 다시 기다려야했다.
29일 하루 연행된 시민·학생은 모두 2천2백55명.
요란한 집회와 투망식 연행, 가차없는 최루탄공격에 많은 시민들이 곤욕을 치른 하루. 경찰저지선에서 멀찌감치 비켜서 다행히(?)연행을 면한 한 시민이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경찰이 국민을 너무 우습게 알고 있는것 같군.』 <김석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