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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선교방식 새로워졌다|도시빈민촌·농촌지역 목회현장 점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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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도시 빈민촌과 농어촌지역 등에 대한 기독교 목회모델이 새롭게 개발되고 있다.
도시 빈민지역 목회의 경우 목사는 주민들의 실수·거짓말·절도·폭행등을 도덕적·윤리적 가늠자로 재어 판단하거나 비판하기보다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를 묻고 이해하려 노력한다.
농어촌 교회에서는 농번기 탁아소·공동구판장 운영, 예배당 개방등을 통해 주민들을 섬기며 농어민 권익 신장을 위한 농어민운동을 「하느님 선교」(Missio Dei)의 과제로 삼고 지역사회와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형성에 주력하는 목회모델이 제시되고 있다.
「예수 믿어 천당 가자」는 기복과 내세지향의 복흥전도를 반성하는데서 비롯된 이같은 목회모델들은 「참여와 실천적 행동」을 앞세우는 게 두드러진 특징이다.
이들 목회모델은 예수 그리스도가 실천한 성육신의 의미를 오늘의 역사 한가운데서 구현하려는 사회선교와 맥락을 같이하면서 많은 비판을 받아오고 있는 대형화-기업화한 목회모델을 경신, 한국 기독교회의 체질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까지 보여주고 있어 주목을 모은다.
최근 교계 잡지 『기독교사상』(11월호)이 도시 빈민지역·농어촌 현장교회 목사들의 체험을 바탕으로 특집한 목회모델과 오충일(서울낙골교회)·최준수(서울청암교회) 목사 등의 목회현장을 통해 새로운 복음선교방식들을 알아본다.

<도시 빈민·공단 목회>
목사는 빈민과 동화되기 위해 우선 옷차림·주거형태·식생활등을 빈민들의 수준에 맞추고 성직자의 권위를 드러내지 않는다.
목사도 잘못을 저지르거나 실수할수 있다는 것을 공공연히 보여주고 비판을 받기도 한다. 이같은 과정을 통해 빈민들로부터 배우고, 그들의 심부름을 해주고, 때로는 이용대상이 되면서 그들의 자부심을 불러일으킨다.
설교는 민담을 소재로해 쉽게 하고 성서 공부는 역할극으로 바꾸어 실연하면서 성서 속의 삶에 젖어들게 하여 신학적·교리적 전제없이 스스로 성서를 해석해보도록 유도한다.
공단지역에서는 노래·꽃꽂이·등산·레크리에이션·교양공부 등을 목회의 출발점으로 배움에의 삼아 근로자 배움에의 욕구를 돕는다.
예배 설교를 근로자 평신도에게 맡겨 성서를 만인의 책이며, 성서 해석이란 신학자나 목사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본질적인 문제를 일깨워 준다.
예배의 기도문을 근로자가 직접 작성케 하고 찬송가도 개작해 부르도록 허용, 생활신앙의 모범을 실천토록 한다.

<농어촌 목회>
농어촌목회는 개인 영혼의 구원과 현실 도피적인 내세주의, 기복·신비주의 신앙을 지양하는데서 출발한다. 농어촌교회의 목회는 농민들에게 부조리한 현실을 깨우쳐 주고 해방의 열망을 불어넣기보다 체념하는 습성을 길들여 순종하기만 하는 크리스천을 만들지 않고 있는가를 반성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한다.
구체적 목회 프로그램으로는 지역사회의 요구와 필요에 따라 교회 예배당을 학생 독서실·예식장·부락회의장 등으로 개방하고 진학하지 못한 청소년들을 위한 마을문고 운영, 한문공부를 가르치기도 한다. 또 영농좌담회·근로협동반·공동구판장·신용협동조합 등을 운영해 교회도 지역사회 생활 공동체의 하나가 된다.
윷놀이·연날리기·야유회·체육대회 등을 열어 지역공동체를 위한 축제의 자리를 마련하고 추석 명절에는 씨름·줄다리기·농악놀이·강강술래등의 전통 민속축제 개최및 꽁보리밥·동동주를 만들어 실비 판매함으로써 귀성객과 주민들이 일체감을 나누게 해줄수 있다. 교회가 장례용 상주 가운을 만들어 가난한 농어민들이 상복 비용을 들이지 않도록 무료 대여해준다.
농어촌 선교는 목회자가 농어민들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받아들이고 그들의 참된 이웃이 될 때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게 농어촌교회 목사들의 체험이며 제언이다. <이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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