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눈치 작전」부를 대입창구|"붙고 보자" 하향지원 예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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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입제도 개선에 따라 「막차 눈치작전」이 펼쳐질 내년 대입창구에 전례 없는 대 혼란이 예상된다. 「붙고 보자」는 하향지원추세가 판을 치고 빈 창구를 찾는 눈치작전으로 극심한 북새통이 예상되는 가운데 인기학과에서 지원자 미달의 공동현상까지 나타날 조짐이다.
일선고교나 대입전문기관관계자들의 이 같은 전망은 25일 발표된 새 대입제도가 수험생들에게는 엄청난 부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지난 20일에 치른 대입학력고사의 자기채점결과 드러난 득점분포 윤곽이 당초 예상보다 높지 않아 재수 기피현상이 특히 심할 것이란 분석에 따른 것이다.
77학년도부터 시행되는 새 대입제도가 우선 지금까지의 선 시험-후 지원과는 달리 지원을 해놓고 시험을 치러야하는 데다 대학별로 고사과목별 배점이 달라지고 주관식문제까지 출제돼 수험생들은 엄청난 부담을 안게됐고 거기에다 졸업정원제가 입학정원제로 바뀌면서 모집인원이 3만여 명이나 줄게돼 재수를 하게되면 그만큼 어려운 입시를 치르게됐기 때문이다.
일선고교 진학지도교사들은 이 같은 전반적인 재수기피현상 외에 올해 전기대 모집인원이 지난해(86학년도)보다 4천5백10명이 줄었고 지난 20일의 학력고사 예상득점분포가 고득점자는 예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증가한 반면 2백60점대의 중위귄 학생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느는 등 작년과는 판이한 득점분포를 보이게돼 극심한 지원혼란이 예상되는 데다 하향지원추세가 일반화돼 일부학과에 미달사태가 예상되고 중위권대학에서는 특히 큰 혼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일선교사들은 서울지역 20개 종합대학의 경우 모집인원이 7백9명 줄어든 반면 서울지역 대입학력고사 지원자가 1만5천2백10명 늘어 평균경쟁률이 지난해 경쟁률 2·59대 1보다 높은 3·55대 1이 될 것으로 보고있으나 일부 중위권대학에선 지원집중경향이 일어나 평균 4∼5대 1이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방의 38개 전기대학도 부산대·경북대·전남대 등 국립종합대가 1천5백 명을 줄이는 것을 비롯, 모두 3천6백16명을 감축해 예상경쟁률을 지난해 2·15대 1보다 훨씬 높은 2·6대 1가량 예상하고 있었으나 새로운 입시제도 실시로 또 다시 재수기피현상까지 일어나 서울에서의 역류, 지방학생둘의 서울소재대학 지원기피 등으로 실제경쟁률은 이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창순 경기고교사는 『명문대의 경우 지난해와 거의 같거나 약간 늘어난 3백점 이상의 고득점자들이 몰려 치열한 경쟁을 하게됐으며 하향지원추세가 뚜렷, 일부 학과는 미달사태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진호 중경고교사는 『이 때문에 학생들은 「붙고 보자」는 생각으로 하향지원경향이 크게 늘고 재수생들은 불안감에 자기점수보다 더 낮춰 대학을 선택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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