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길 이용 일본관광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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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본격 피서철을 맞아 여객선을 이용한 일본 관광 붐이 일고있다. 요즘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은 일본 여행객들로 북적거린다. 당일 출발하는 승선권은 구하기 어려우며 대부분의 여객선이 만원을 이루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부산과 일본을 오가는 배편이 늘어난 데다 값싼 관광상품이 많이 선보이기 때문이다.

여객선 만원=부산항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배는 승객을 꽉꽉 채운채 떠나고 있다.

부산~일본 노선은 시모노세키.후쿠오카.히로시마.쓰시마.기타큐슈.오사카 등 6곳이 개설돼 있다. 노선 마다 밀려오는 승객을 다 태우지 못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부산~일본 노선을 다니는 배는 5백명 안팎의 승객과 화물을 함께 싣는 카페리와 여객만 타는 쾌속선(정원 2백20명 안팎) 두 가지이다.

부관훼리 관계자는 "대부분 단체 관광객이며 개인적으로 표를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여름철 한국인 이용객이 예년에 비해 20%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부산항을 통해 일본을 오가는 관광객은 영남지역 사람들이 대부분이며 수도권과 중부권 이용객도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부산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은 불경기에다 사스 충격과 북한 핵문제 등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여행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여행사 호황=일본 상품을 취급하는 여행사들은 올 여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일본전문 여행사인 여행박사는 7월 들어 매일 2백명 가량을 부산항에서 일본으로 보내고 있다.

여행박사 김대화 이사는 "여행박사에서만 모집한 일본행 한국 관광객(배편 이용)이 7월 한달에만 6천명을 넘었다"며 "일본 여행 상품은 최대 호황"이라고 설명했다. 여행박사가 내놓은 여행상품만도 큐슈온천크루즈.초특급 하우스텐보스 등 50가지 에 이른다.

아름관광은 하루 1개팀(40~50명)을 내보내고 있다. 이 회사는 3박4일 큐슈지역을 돌아보는 상품을 39만9천원에 팔고 있다.

모두 투어, 파라다이스 투어, 고려항공여행사 등 부산시내 여행사 대부분이 일본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아름관광 공석 사장은 "유럽.미주 등 고가 상품은 불경기여서 잘 안팔리지만 일본 상품은 잘 나가기 때문에 업체들이 너도 나도 일본 상품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왜 그런가=여행업계는 무엇보다 가격이 싸 인기가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3박4일 기준으로 30만~40만원 선이면 고급스런 일본 전통호텔에 묵으면서 다양하게 관광을 즐길 수 있는 상품이 많이 개발돼 있다는 것이다. 후쿠오카의 경우 쾌속선으로 3시간, 쓰시마(이쯔하라 도착)는 1시간 30분이면 갈 수 있는 등 가까운 것도 장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일본 큐슈지역(남부지역) 관광업계가 숙박료와 음식값 할인 등 한국인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는 것도 저렴한 가격에 일본을 관광할 수 있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정용백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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