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남북 충돌해도 참전 말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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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유명교수가 한국전쟁은 북한의 남침에 의해 시작됐으며 앞으로 한반도에서 무력충돌이 발발하더라도 중국은 참전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중국 공산당 이론기지에 해당하는 인민대학(人民大學) 스인훙(時殷弘)교수는 28일 중국 여론매체를 종합적으로 다루는 인터넷 체룽(千龍)의 한 대담프로에서 "한국전쟁은 북한 지도부가 스탈린 지지하에 일으킨 전쟁"이라고 규정한 뒤 "한국전쟁에 중국이 참전한 것은 북한과 소련에 의해 이끌린 것으로 북한 핵에 의해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더라도 중국은 과거의 예를 따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時교수의 발언은 한국전쟁이 북침으로 시작됐다고 말해왔고 한.중 수교 후에는 한국 측 입장을 고려, 모호한 입장을 취해왔던 중국이 최근 내부적으로 커다란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관측을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時교수는 아울러 앞으로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도 중국이 참전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는 한반도에서 무력충돌이 발생할 경우 중국의 자동개입을 요구하는 중국과 북한의 우호원조조약을 부분적으로 무효화하는 발언이다.

미국 및 한국전쟁 전문가인 時교수는 "각종 사료(史料)에서 드러나듯이 한국전쟁을 일으키기 전에 북한과 소련은 전략적 포석과 많은 준비를 진행했었다"며 "전쟁 초기 북측이 보인 성과는 전쟁 전에 충분한 준비가 있었음을 증명한다"고 북측에 의한 남침설을 기정사실화 했다.

時교수는 이어 "마오쩌둥(毛澤東) 당시 주석도 1956년 소련 공산당 고위 관계자를 만나 '(전쟁이)우리 민족에게 재난을 몰고 왔다'고 후회한 적이 있다"며 "북한 핵으로 인해 한반도에서 전쟁이 재발하더라도 중국은 미래 국가이익을 고려해 군사력을 한반도에 파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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