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축구 꿈나무 제법이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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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는 두 살 때부터 피아노를 쳤다고 한다. 그렇다면 축구황제 펠레는 몇 살 때부터 축구 연습을 했을까. 정답은 '엄마 뱃속에서부터'다. 펠레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모태에서 무수히 '발로 차'를 하지 않았던가.

6~7세 유치원생들이 축구를 한다. 그것도 볼을 쫓아 우르르 몰려다니는 '송사리 축구'가 아니라 제법 패스를 주고받고 개인기를 부리는 수준이다. 골키퍼는 볼을 향해 다이빙도 한다.

지난 27일 서울 코엑스에서는 꿈나무 축구엑스포 행사의 하나인 '유아 울타리 축구대회' 결승전이 열렸다.

유아 축구는 25×15m 인조잔디 구장의 사방에 울타리를 친 뒤 다섯 명씩 경기를 한다. 일반 축구공에 바람을 조금 빼 부드럽게 만든 공을 사용한다. 12팀이 출전해 안산 리라유치원 팀이 안산시립 부곡어린이집과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우승했다.

결승에서 맞붙었던 두 팀이 29일 코엑스에서 다시 만나 시범경기를 벌였다.'황새'황선홍(전남 드래곤즈 코치)이 일일 코치를 맡아 경기 전에 선수들에게 시범도 보여줬다.

관중은 무려 4백여명. 드리블로 수비수 두 명을 제치는 묘기(?)가 나올 때면 환호성도 터졌다. "생각보다 잘 한다" "재미있다"는 반응이었다. 결과는 0-0 무승부.

황코치는 "축구 기술을 제대로 익히기엔 이른 나이지만 어릴 때부터 안전하고 즐겁게 축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회를 주관한 한국축구발전운동본부의 홍기철(수원대 정보사회교육원 교수)부회장은 "유아 축구는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아동의 사회성.협동심.인내심 등을 키우는 교육적 기능을 중시한다"며 "울타리 축구장이 전국 곳곳의 공터나 운동장.공원 등에 설치된다면 우리 아이들이 안전하게 축구를 배우고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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