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기회 왔을 때 잡으려면 미리 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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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당선자가) 왜 저를 택했는지가 제일 궁금했어요. 당선자는 ‘동양적인 겸손함과 서양적인 실용주의를 두루 갖췄다는 것이 저에 대한 평판’이라며 ‘인수팀장에게 원하는 덕목이 바로 그것’이라고 하더군요.”

평소 호기심과 다독·봉사 중요
자신 발탁 전혀 예상하지 못해

구테흐스 차기 유엔 사무총장의 인수팀장으로 기용된 강경화(61·사진) 유엔 인도지원조정실(OCHA) 사무차장보는 자신의 발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10월 말로 오랜 유엔 생활을 마감하고 귀국하기 위해 11월 1일 비행기 티켓을 끊어놓은 참이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핵심 측근인 그를 인수팀장에 앉힌 구테흐스의 용인술은 유엔 외교가에서도 화제다. 구테흐스는 반 총장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는 대외 활동을 자제하겠다고 선을 그었다고 한다. 반 총장에 대한 예우와 배려 차원이다.

강 차장보는 “당선자가 여성의 유엔 진출을 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고 소개했다. 5명으로 꾸린 인수팀도 팀장인 강 차장보 등 여성이 셋, 남성이 둘이다. 강 차장보는 한국 여성으로는 유엔 최고위직 인사다. 약 15년간 유엔의 핵심에서 활동하며 유엔을 깊숙이 체험했다. 국제 외교 무대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주는 그의 조언은 “역량을 키워야 한다”로 집약됐다. 그는 “유엔이든 어디든 기회가 왔을 때 잡기 위해선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호기심과 다독(多讀), 봉사를 강조했다. 연세대 정외과를 거쳐 미국 매사추세츠대에서 커뮤니케이션 박사를 딴 강 차장보는 외교통상부 장관보좌관과 국제기구국장,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 등을 역임했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i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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