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재, 연극 ‘법대로 합시다’에서 정진영ㆍ지주연과 호흡…셰익스피어 원작에 법조비리 빗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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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법대로 합시다에 출연하는 배우 심양홍과 이순재. 통령 역으로 더블 캐스팅됐다. [사진 관악극회]

원로배우 이순재가 배우 정진영, ‘뇌섹녀’ 지주연 등 서울대연극회 출신 배우들과 함께 연극 무대에 나선다. 관악극예술회(회장 이순재) 부설극단 관악극회(대표 윤완석)는 다음달 2~13일 서울대 개교 70주년 기념연극 ‘법대로합시다’를 서울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공연한다고 16일 밝혔다.

이 연극은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의 마지막 희극 작품 ‘Measure for Measure’(한국에서는 법에는 법으로, 자에는 자로 등으로 번역)에 한국 마당극의 성격을 결합한 작품이다. 관악극회 측은 “1970~80년대 대학가를 풍미한 마당극이 셰익스피어의 희곡과 연극적으로 접목되는 부분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 새롭게 풀어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서거 400주년을 맞는 셰익스피어의 해학과 풍자는 후세인 지금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관악극회 측은 “혼전 동거를 하는 젊은 남녀에게 사형과 무기징역을 판결한 뒤, 구명을 탄원하러 온 여성의 미모에 반해 성상납을 요구하는 통치자의 모습은 대형 법조비리가 줄줄이 터져 나오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의미있는 울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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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지주연과 이순재. [사진 관악극회]

이 연극은 한국 마당극이라는 장르를 창시한 임진택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TBC 동양방송의 PD를 지낸 임 감독은 마당극 ‘밥’, 창작 판소리 ‘백범김구’ ‘오월광주’ ‘똥바다’ 등을 연출했다. 배우 이순재는 배우 심양홍과 함께 더블 캐스팅으로 ‘빈선택 통령’(원작 빈센티오)을 연기한다. 이번 작품으로 20년만에 연극 무대에 오르는 배우 정진영은 극을 해설하는 광대 역할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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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진영과 지주연이 무대 연습 중 찍은 셀카. [사진 인터넷 캡쳐]

최근 MBC TV ‘마이리틀텔레비전’과 멘사 회원 가입 등으로 ‘뇌섹녀’ 열풍을 불러 일으킨 여배우 지주연은 노사빈(원작 이사벨라)역으로 출연한다. 설경수 변호사(재판장 역)와 단대풍물패 재학생 단원들도 활약한다. 관악극회는 지난 1996년에도 개교 50주년 기념으로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을 무대에 올린바 있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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