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보호협서 찍은 희귀회화 영인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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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국문화재보호협회가 한정판으로 판매하고 있는 창덕궁소장품·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등 희귀 회화 영인본을 무허가 출판업자가 무단 복제하여 책속에 끼워 팔기를 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문화재보호협회는 지난80년부터 창덕궁소장 회화 중 이당 김은호화백의『백학도』, 오일영화백의『조일선관도』등과 국립중앙박물관소장 심사정의『맹호도』등 60여점을 각각 1천장한정으로 영인해 팔아왔다.
영인회화는▲족자·액자용▲가리개 2폭▲병풍 4,6,8,10폭까리등 세종류다. 가격은 족자 1만2천원, 가리개 3만원, 병풍 4폭 6만원, 6폭 9만원, 8, 10폭 12만원씩이다.
문화재보호협회의 이같은 영인작업은 미공개 회화를 일반에게 널리 소개하고 복제본이라도 갖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이같은 영인본의 무단 복제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 7월부터. 삼성문화사라는 유령 출판사가『제3공화국』이라는 전집물을 내면서 전국의 판매망을 통해 문화재보호협회가 낸 가리개용 회화를 복제하여 8폭병풍으로 책속에 끼워 팔기 시작했다. 이렇게 퍼져나간 무단 복제품은 선명도가 떨어지고 컬러 인쇄가 겹으로 보이는등 한눈에 저질품임이 드러나고있다.출판사는『30만원짜리 그림을 공짜로 준다』면서 독자를 현혹하고 있다는 것이 문화재보호협회의 주장이다.
문화재보호협회는 이같은 행위를 적발해 내기 위해 조사단을 내보내고 있으나 판매조직이 주문받는 전화번호가 수시로 바뀌는등 점조직이어서 적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화재보호협회 관계자는『이같은 무단복제행위 때문에 귀중한 회화를 영인본으로나마 보여주려는 문화재보호협회의 노력이 손상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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