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내주 중 대표회담 열어 헌특 정상화 모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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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여-야가 신민당의 불참으로 중단상태에 빠져 있는 국회 개헌특위 정상화를 모색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여야는 이번 주 내에 국회본회의 대정부질문이 끝남에 따라 이어 예결위·상임위를 정상화하고 정기국회 회기 말의 원만한 예산안 처리 등을 위해 헌특 중단과 유성환 의원 구속 등으로 빚어진 정국냉각상태를 완화시켜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내주 중 여야대표회담 등을 통해 헌특 정상화, 국회의 남은 일정의 원만한 진행 등을 폭넓게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신민당 측이 어느 정도의 명분만 세워지면 헌특에 복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대표회담은 김동영 신민당총무의 제의를 이한동 민정당 총무가 받아들여 적극 검토하고 있다. 여-야 대표회담 날짜는 29일 국회의장·국무총리·3당대표·3당 3역 등 이 의장공관에서 회동할 예정이어서 이 자리에서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
민정당의 고위소식통은 28일『여야가 합의한 개헌협상의 연말시한이 닥쳐오고 있고 또 국회가 상임위·예결위활동에 들어갈 시점에 와 있는데도 헌특을 계속 공전시키는 것은 명분상이나 실질 상 바람직하지 못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고 밝히고『당장 헌특 정상화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더라도 대표회담을 통해 정치적 절충을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소식통은『헌특 재개에 관한 민정·신민당의 기본입장에 현저한 차이가 있고 이를 좁힐 만한 양보가 어느 일방에서 제시되지 않는 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민당은 이날 상오 이민우 총재와 김대중·김영삼씨의 3자 회동에 이어 정무회의를 열고 국회개헌특위 재개문제를 포함한 국회대책과 최근의 현안 등 시국문제를 논의했다.
이날상오 상도동 김영삼 고문 자택에서 열린 3자 회동이 끝난 뒤 김 고문은 개헌특위 재개문제와 관련,『개헌은 국회에서 개헌특위를 통해 이뤄져야 하므로 언젠가는 활동을 재개해야 한다』고 말하고『그러나 우리 쪽에서 내건 조건이 있으므로 이에 대해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민당 측은 앞으로 2개월 가량 개헌기한을 남긴 만큼 헌특을 빠른 시일 안에 정상화 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선택적 국민투표의 긍정적 논의와 유성환 의원 구속문제 해결 등을 조건으로 하여 여당 측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신민당 내 동교동 일각에서는 헌특 재개에 소극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당내조정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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