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아침형인가요, 올빼미형인가요?
아침형 인간이라면 폭풍 공감을, 올빼미형 인간에 속하는 분이시라면 분노하실 수도 있는 소식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아침형 인간'으로 유명한 최고경영자(CEO)들의 이야깁니다. 입이 떡 벌어지는 '아침시간 활용법'을 한번 보시겠습니까.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최근 보도한 기사인데요, '일찍 일어나는 성공한 23인'의 이야기입니다.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유명인사들이기도 하지만 이 사람들은 아침 일찍 일어나 자투리 시간을 만들고 있습니다. 추가로 얻은 시간을 일 때문에 소홀했던 가족들과 보내기도 하고, 더러는 운동을 하며 에너지를 충전하는 기회로 삼고 있습니다. 물론, 일찍 일어나 그만큼 일을 더 많이 하기도 하고요. 남들보다 더 부지런히 사는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보겠습니다.
역대급 얼리버드, 애플의 팀 쿡
애플의 팀 쿡(56)은 어쩌면 일 중독자에 가까운 경영자입니다. 매일 새벽 3시45분에 눈을 떠 하루를 시작합니다. 우리에게도 이런 부지런한 경영자가 있었지요. "이봐,해봤어?"로 유명한 현대의 정주영(1915~2001) 명예회장입니다.
기상 시간으로 보면 정 회장이 매일 새벽 3시30분에 일어났으니 팀 쿡보다는 한 수 위였습니다. 팀 쿡은 일어나서 e메일을 확인한다고 합니다. 한 시간 가량 e메일로 시간을 보내고 나면 운동을 시작하는데, 그 다음 코스가 스타벅스입니다. 커피 한 잔을 사들고 다시 일을 하는 거죠. 매일 이런 과정을 거친 뒤에 회사로 출근을 하는데, 이 정도면 3시 반에 기상해 걸어서 회사로 조기 출근한 정 명예회장과 비슷하지 않습니까. 인디펜던트지는 팀 쿡의 말을 인용했는데요. "하고 있는 일을 사랑하면 그것을 일로 생각하질 않게 된다"는 겁니다. 이 정도면 워커홀릭 맞지 않나요.
[사진 플리커]
미셸 오바마, AOL의 팀 암스트롱, 트위터의 잭 도시
임기를 4개월 남긴 버락 오바마의 아내 미셸 오바마도 얼리버드입니다. 오전 4시30분에 일어나는데 아이들이 자는 동안 자유롭게 운동을 하기 위해서 조기 기상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운동을 안 하면 기분이 울적해진다"고 말할 정도로 운동에 푹 빠져있으니 아이들과 티격태격할 번잡한 시간을 피해 운동시간을 아침에 할애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인 겁니다.
(좌)팀 암스트롱 (우)잭 도시. [사진 플리커]
아예 잠이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AOL의 최고경영자(CEO) 팀 암스트롱입니다. 올해로 45세 '젊은 피'라 그럴까요, 매일 오전 5시~5시15분 사이에 일어난다고 합니다. 팀 쿡과 다른 점이 있다면 팀 암스트롱을 빼다박아 일찍 일어나는 딸과 아침에 놀아주는 겁니다.
제록스의 우르술라 번스(오전 5시15분) CEO도 워커홀릭 축에 들어갑니다. e메일을 확인하고 운동을 한다고 합니다. GE의 제프리 이멜트(오전 5시30분)도 마찬가지로 '매일' 아침운동을 한다네요. 요즘 '핫'한 인물로 꼽히는 트위터의 창업주이자 '돌아온 경영자' 잭 도시도 얼리버드입니다. 회사 매각 때문에 골치를 썩고 있겠지만, 매일 동트기 전 기상해 6마일 뛰기를 하면서 마음 고르기를 한다고 합니다. 친구는 서로 닮는 건가요? 잭 도시와 친한 디즈니의 밥 아이거 CEO는 오전 4시30분에 눈을 떠 하루를 시작합니다. "방해받지 않고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데 주로 아침에 '생각'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고 합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
괴짜 경영자로 유명한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오전 5시45분), GM의 메리 바라(오전 6시 출근), 핌코의 빌 그로스(오전 6시 출근),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오전 6시 출근)까지 '일찍 일어나는 새들'의 면면을 보다 보면 이들이 성공한 이유가 부지런함에 있는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는 잡는다는 격언처럼요.
그럼 이 사람들은 도대체 언제 잠자리에 드는 걸까요. 타임지에 따르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팀 쿡은 저녁 9시30분에 침대로 간다고 하고요, 인드라 누이 펩시 CEO는 밤 11시(기상은 새벽 4시), 잭 도시는 밤 10시30분에 잠을 잔다고 합니다.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새벽 1시에 잠드는 것과 비교하면 일찍 자는 셈입니다. 모두가 성공을 위해 일찍 일어날 필요는 없겠지요, 하지만 굳이 아침이 아니더라도 자투리 시간을 확보해 조금 더 스스로에게 집중할 시간을 갖는 것, 한 번 도전해볼 만 하지 않을까요.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