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인 내세워 협상 착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필리핀 파살렝 피랍현장=박병석 특파원】한일개발은 22일 파살랭에서 피랍된 박종수씨와 정상기씨 구출을 위해 납치단체로 믿어지는 신인민군(NPA)과 관계가 있는 필리핀 현지인 1명을 27일 상오 그들의 활동지역으로 보내 협상을 시작했다.
협상결과는 이 현지 인이 납치 당사자들과 접촉을 마치고 돌아오는 28일쯤에나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건현장에서 석방교섭을 시도하고 있는 한일개발 이강목 상무는 접촉이 되면 1주일이내에 협상을 마무리지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일개발 측은 조중식 사장(53)이 25일 하오 마닐라에 도착, 석방작업을 지휘하고 있다.
한편「라모스」필리핀 군 참모총장은 25일 사건발생지역과 인근지역인「델라크루스」제1 관구 사령관 및「브라우너」2관구 사령관에게 납치범들에 대한 작전지시를 내렸으나 한국대사관측과 한일개발은 박씨와 정씨의 안전을 고려해 당분간 작전을 중지해 줄 것을 요청, 협조약속을 받았다.
한편 납치범들이 현장을 떠나면서 남기고 간 쪽지에서 나중 요구사항을 전달하겠다고 한 라오악 시 라디오방송국(DzVR)과 일로코스노르테 주지사비서실 및 인권협회소속 변호사 등 3명이 26일 하오 한일개발 현장캠프2에 찾아와 중재를 자칭했으나 한일개발 측은 신중을 기하고 있다.
현지 관계자들은 이들의 납치목적이 금전일 가능성이 크지만 최소한 1백50∼3백 명의 신인민군들이 작전을 전개한 것과 납치발생 5일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다는 점에서 정치적인 목적(예를 들면 체포된 신인민군지도자와의 교환 등)일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