뮬란이 백인 남성과 로맨스?…‘화이트워싱’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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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개봉된 디즈니 애니메이션 `뮬란`. [중앙포토]

디즈니가 중국을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 ‘뮬란(1998)’의 실사판 영화를 제작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화이트워싱(whitewashingㆍ원작 캐릭터의 인종과 상관없이 백인 배우를 캐스팅하는 행태를 일컫는 말)’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디즈니가 ‘뮬란’ 원작에 없는 백인 남성 캐릭터를 영화에 등장시키려 한다는 주장이 한 블로그에 올라오면서 불거졌다.

유명 블로거 ‘앵그리 아시안 맨’은 “‘뮬란’ 실사 영화의 스크립트를 직접 봤다”면서 “30대 백인 무역상이 뮬란을 사랑하게 되면서 중국 제국군을 도와주게 되는 이야기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뮬란’ 원작은 아픈 아버지를 대신해 전쟁터에 나간 딸 뮬란이 여전사로 성장하는 이야기다. 남자 주인공은 '샹'이라는 이름의 중국인 장수이고, 이야기 전체에 백인 남성은 등장하지 않는다.

1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아시아계 권익 증진 운동을 위한 비영리단체 18MR이 제안한 온라인 청원에 1만 4000여명이 동참했고 ‘뮬란을 제대로 만들어라’(#MakeMulanRight)라는 해시태그가 SNS 상에서 확산되고 있다.

이후 디즈니 관계자가 “논란이 되는 스크립트는 초기 버전의 일부이고 실제 제작될 내용과는 다르다”고 해명했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뮬란의 실사 영화는 2018년 11월 개봉 예정이다.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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