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신주류 강경파 '탈당설' 다시 들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잠잠했던 민주당 신주류 강경파의 탈당 움직임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정대철(鄭大哲)대표가 신.구주류 합의도출을 자신하며 출발시킨 조정기구의 대화가 합의시한 사흘을 앞두고도 난항을 겪으면서다.

'신당추진모임'의 홍보위원장인 정동채(鄭東采) 의원은 28일 "우리가 당초 주장을 양보해 중도파의 중재안을 수용했지만 구주류 쪽에서 수용하지 않아 조정기구가 교착상태인 것 같다"고 말했다.


구주류 '정통모임' 의장인 박상천(朴相千)의원도 이날 "신주류가 여전히 민주당을 해체하려 하는데 우리가 이를 수용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해 당초 신.구주류가 내세운 합의시한인 7월까지의 합의도출은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대해 신주류 강경파는 "더 이상 지지부진할 수 없는 만큼 다음달부터는 강경하게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수차례 천명한 바 있다.

상황이 이렇자 신주류 강경파는 "조정기구의 움직임을 일단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원칙을 내세우면서도 "구주류와는 협상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의견도 함께 내놓고 있다.

그래서 신주류 강경파인 신기남(辛基南).천정배(千正培).정동영(鄭東泳)의원 등이 먼저 탈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선도탈당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정동영 의원)는 게 이들의 반응이다. 그러나 내심 탈당 강행 의사도 숨기지 않는다.

신기남 의원은 "당초 내세운 정치개혁의 의도가 당내에서 합의되지 않는다면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두려울 것이 없다"며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천정배 의원도 "상향식 공천에 의한 민주적 방식의 당 개혁안 등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결국 구주류가 주장하는 리모델링형 통합신당은 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들이 탈당을 실행에 옮길 시점은 8월 중순이나 말께로 점쳐지고 있다. 조정기구가 끝내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이후 신.구주류 그리고 중도파 사이에서 당의 진로를 놓고 또다시 교착상태에 이를 경우다.

이런 가운데 당 일각에선 신주류 강경파와 '개혁신당'을 선호하는 노무현 대통령 사이에 교감이 있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 노풍(盧風)' 점화를 위해서는 이 길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 지지율 하락으로 '개혁신당'에 대한 신주류의 시선이 예전 같지 않은 것도 사실이어서 강경파의 선택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신용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