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도 TV서 노래경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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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근로자들의 노래경연` 참가자가 심사위원과 관객들 앞에서 노래실력을 뽐내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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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 5명에게 만점(5점)을 받아 1위를 차지한 노래경연 참가자의 채점표. [조선중앙TV 캡처]

북한에도 노래경연 열풍이 거세다. TV에선 노래 실력을 겨루는 프로그램이 큰 사랑을 받고 있고, 실력을 검증받은 출연자들은 스타급 인기를 누리고 있다.

조선중앙TV는 9일 '전국근로자들의 노래경연' 노동자 부문 결승 무대를 방영했다. 이 행사는 참가자들이 기량을 뽐낸 뒤 5명의 심사위원에게 점수(5점 만점)를 받아 최종 순위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사회자는 긴장한 모습의 한 참가자에게 "결승경연도 잘해서 높은 점수를 받아봅시다"라며 격려의 말을 던지기도 했다.

전체 참가자 7명 중에서 5점 만점을 받아 공동 1위를 한 사람은 3명. 심사위원장을 맡은 인민배우 허광수는 "풍만하고 부드러운 소리로 노래의 사상·감정을 잘 전달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한 것을 알겠다”고 심사평을 했다.

1986년에 시작된 이 코너는 올해로 30년을 맞는 간판급 장수 프로그램이다. 지난달 조선중앙TV는 '노래경연의 30년 갈피를 더듬어'라는 시리즈물을 통해 이 프로그램을 재조명했다. 중앙TV는 "수상자들은 전국 각지의 공장·기업소 등으로 '경제 선동'을 다닌다"고 소개했다. 일종의 순회공연을 벌이며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노래를 부른다는 얘기다.

일부 수상자는 영화 및 방송음악단 배우로 발탁되기도 했다. 팬들로부터 많은 선물과 편지를 받는 등 주민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북한은 예술분야 경연을 통해 중앙무대에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사상성과 수령에 대한 충실성 등이 평가에서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정영교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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