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맨사 파워 대사, 판문점 방문 “북핵, 미국 국민도 한국과 똑같은 위협으로 느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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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서맨사 파워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9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비무장지대 내 판문점을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대북 제재 관련 협의를 위해 방한한 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9일 하나원과 판문점 등을 방문했다.

파워 대사는 이날 오전 탈북민 정착교육기관인 경기도 안성의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을 찾아 탈북민들을 만났다. 이후 함께 예배도 봤다고 한다. 파워 대사는 10일엔 북한이탈주민 대안학교인 ‘다음학교’도 찾을 예정이다.

파워 대사가 탈북민들에게 이처럼 큰 관심을 갖는 것은 북한 인권문제 때문이다. 파워 대사는 입각하기 전 인권 운동에 매진한 활동가였다.

그는 전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북한 정권은 북한 주민들에게도 엄청난 위협을 가하고 있다. 지난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처음으로 북한 인권 문제를 다뤘고, 올해도 또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의 인권 상황을 “동시대에 유사한 예를 찾아볼 수 없는 최악의 범죄(worst crime)”라고 표현하며 “한국에서 탈북민들의 이야기를 잘 듣고 뉴욕으로 돌아가서 대북 제재 뿐 아니라 북한 인권 상황이 더 주목받을 수 있는 방안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 국민이 여기서 느끼는 북핵으로 인한 위협의 정도와 똑같이 미국 국민도 위협으로 느끼고 있다. 멀리 있는 다른 사람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겪고 있는 문제”라고도 말했다.

파워 대사는 곧이어 판문점을 방문했다. 미 각료급 인사인 파워 대사의 판문점행은 이례적인 것으로, 대북 제재를 주도하는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남북 분단의 현장을 찾은 것 자체가 상징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파워 대사의 판문점 방문은 토마스 벤달 미8군 사령관, 이승준 유엔사 군정위 비서관 등이 수행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동행하지 않았다.

파워 대사는 정오를 조금 넘긴 시각 판문점에 도착해 장병식당에서 한·미 장병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했다. 또 군사분계선 앞까지 가서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그는 10일에는 정부 외교안보라인 인사와 다양하게 접촉할 예정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 홍용표 통일부 장관, 조태열 주유엔대사 내정자 등과 만날 것이라고 한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외교부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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