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도시인의 서정노래 40여년…|30번째 시집내고 7번째 유화전 갖는 조병화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계관시인 조병화(65). 지난 81년 샌프란시스코 세계시인대회가 그에게 수여한 최상의 이 호칭에 대해 그동안 우리문단에서 특별한 의미부여는 없었다. 그러나 10월 간행예전인 시집 『해와 달』의 발간을 앞두고 과연「계관시인 조병화」라는 문학적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30번째의 시집 발간은 10권이상의 시집을 펴낸 시인조차 몇명 안되는 우리 시문학사에서는 어느 누구도 넘볼수 없는 기록이다.
『30권째 개인시집을 낸다는것보다 일관된 주제를 가지고 시를 써왔다는 것이 더 중요할것 같습니다. 40년동안 시를 써오며 언제나 인생, 그자체에 대한 자기고백을 시를 통해 해놨던 겁니다.』
조씨는 1천7백여편의 시를 시집 30권에 담은 것을 비롯해 11권의 선시집, 4권의 시론, 8권의 수필집, 3권의 화집, 12권의 외국어역시집등 모두 70여권의 저서를 발간했다. 뿐만 아니라 내년 봄이면 이들 작품들을 망라한 12권의 문학전집도 출판할 계획이다.
그동안 10만부이상 나간 시집만해도 『사랑이 가기전에』(55년 간행)·『남남』(75년 간행) 등이 있으며 나머지 시집 선시집들도 대부분 몇만부 이상의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
조씨의 작품은 내년 발간된 첫 시집 『버리고싶은 유산』에 실린「목련화」 에서부터 당시를 풍미했던 다른 모더니즘계열과 달리 선명하게 자기 길을 선택한다.
『철학개론일랑 말라/면사포를 벗어버린 목련이란다/지나간 남풍이 서러워/익잖은 추억같이 피었어라』(『목련학』중)
이후 현대도시의 애수가 가득 담겨 있는 그의 정서가 시로 끊임없이 옮겨졌다. 군청색 베레모와 향기짙은. 잎담배가 연기를 뿜어내는 나이프에 정장을 하고, 명동과 종로뒷골목 술집들을 순례하면서 삶속의 고독과 현실때문에 꿈을 잊고 사는 도회지사람들의 서정을 노래했다.
조씨는 또 1일부터 10일까지 서울관훈동 표화랑에서 일곱번째 유화개인전을 연다. 세번의 시화전까지 합하면 열번째 작품전이 되는 셈이다.
조씨는 이번 유화전에 아름다운 자연경을 시적으로 해석한 색채감있는 유화30여점을 내놓았다.
조씨는 올 8월말에 인천중·서울고교사, 경희대교수 및 문리대학장·인하대 부총장 및 대학원장등 40여년의 교단생활을 정년퇴임했다. 앞으로는 명예교수로 인하대에 출강하게 된다. <양헌서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