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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4관왕 양창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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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열사의 나라 이라크에서 불철주야로 땀을 흘리고 계신 아버님께 금메달을 전해 드리겠읍니다』
30일 끝난 양궁경기 남자70m, 50m, 30m, 단체종합등 4종목에서 4관왕을 차지, 아시아 양궁계를 휩쓴 10대궁사 양창훈 (16·선덕고 1년).
양선수는 경기가 끝나자마자 4일동안 관중석에서 자리를 뜨지않고 성원해준 어머니 박춘자씨(43·서울신길2동86의202)를 얼싸안고 아버지와 함께 기쁨을 나누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했다.
양선수가 활을 잡은 것은 개봉국교 4학년때.
5, 6학년 선배들이 운동장에서 조그마한 활로 과녁 한가운데를 꿰뚫는것이 신기하고 화살촉에 달린 날개가 그렇게 멋져 보일수 없었다는것.
양선수는 양화중에 진학당시 양궁코치 장일갑교사로부터 본격적으로 지도를 받기시작, 84년 제주도에서 열린 전국소년체전에서 3관왕을 차지하면서 떠오르는 별로 등장했다.
이무렵 어느날 양선수가 연습도중 바람이 세게 불자 『바람이 강하게 부는데 어떻게 활을 쏘느냐』고 중얼거리는것을 장교사가 듣고 걷지못할 정도로 종아리를 때린 것이 오늘을 있게한 자극제가 됐다는것.
양선수는 같은해 88꿈나무로 발탁돼 미국전지훈련을 받으면서 날로 기량이 뛰어나 지난5월 국가대표선수로 발탁됐다.
양선수는 1백69㎝의 키에 66㎏으로 16세의 어린나이 답지않게 악착스럽고 두둑한 배짱까지 지녀 양궁선수로서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조건을 지니고 있다고 국가대표 박경내코치는 격찬.
양선수는 지난4월 이라크에 현대건설기능공으로 나간 양춘희씨 (46) 와 어머니 박씨와의 2남1녀중 막내.
어머니 박씨는 현재 여의도63층 빌딩앞 시범상가에서 여의도아파트를 대상으로 알루미늄새시제작과 창틀·방충망·수도꼭지수리등을 해주는 설비가게 (1·5평) 를 꾸려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다.
양선수의 부모들은 양선수가 양궁을 시작하면서 개봉동에 있던 집을 팔아 서울여의도동·신길동등지로 월세생활을 하면서 양궁훈련에 드는 경비를 조달해 왔으며 아버지 양씨는 아들의 훈련비 지원을 위해 3번째 해외출국.
양선수는 선수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한개에 70만∼1백만원씩하는 활과 6천∼7천원하는 화살촉등을 제대로 마련하지못해 서울시교위와 서울시양궁협회로부터 장비등을 지원 받았다. <도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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