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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신데렐라 박정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이제 남은 마지막 한발-.
사대에 올라 활시위를 잡아당기는 손은 왠지 가늘게 떨리기만 한다.
『이래선 안되는데….』자꾸만 흐트러지는 마음을 바로하며 정신을 차려본다. 그동안 정신집중을 위한 훈련으로 틈틈이 익힌 최면요법이 돌연 뇌리를 스친다.
『하나,둘,셋….』얼마쯤 지났을까, 한동안 몰두하다보니 어느샌가 산란해진 머릿속이 맑아온다. 줄곧 응시해온 과녁이 또렷이 한눈에 빨려들어온것도 이즈음. 활시위를 떠난 화살이 과녁을 향해 돌진한다. 먼발치에서 봐도 명중이었다. 이를 지켜보던 관중들의 환호성이 귓전을 때리는가 싶더니 곁에 있던 진호언니가 다가와 축하의 인사를 건넨다. 여자더블라운드개인종합1위를 차지하면서 일약 아시아최고의 여궁수로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박정아-. 올해나이 18세의 신예다. 박은 이 대회에서 여자개인종합을 비롯, 여자 50m더블, 여자단체를 차례로 석권, 3관왕을 차지하면서 여자양궁의 신데렐라로 화려하게 스포트라이트됐다.
『너무너무 기뻐 정신을 차릴수가 없어요. 오늘의 감격과 영광을 언니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요. 특히 진호언니에게 미안해요. 하나 저로선 이제 시작이예요. 88올림픽때는 더 좋은 성적을 올리도록 최선을 다할께요.』 올림픽꿈나무로서의 사명감을 깊이 의식한 듯 다부진 결의도 잊지 않는다.
국가대표로 태극마크를 달기는 지난3월 선발전에서 2위 입상하면서. 활은 아버기(박태원 ·52·대우중공업근무)가 선물한 미제 「호이트」 강궁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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