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나는 젊고 어리석었다. 아무 것도 몰랐다" 노벨상 수상자의 소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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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털리츠

"그때 나는 젊었고 어리석었다."

4일 노벨 물리학상 공동수상자 마이클 코스털리츠(73) 미국 브라운대 교수는 수상 발표 직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노벨상을 받게 된 연구에 착수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당시 그는 20대였다. 그는 선입견 없는 "20대의 완전한 무지"가 기존 과학에 도전하는데 장점이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동 수상자인 덩컨 홀데인(65) 교수는 "어쩌다 우연히 이런 발견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스웨덴 스톡홀름의 노벨상 발표 기자회견장과 연결된 전화 인터뷰에서 홀데인 교수는 "대발견의 대부분은 사실 이런 식으로 이뤄졌다"며 "연구하다 우연히 걸렸다고 할 수 있으며"고 밝혔다.

또 "과학자들은 결코 새로운 어떤 것을 발견할 생각으로 연구하지 않는다"며 "발견한 것이 흥미롭다고 인정 받는 것도 운"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영국 태생으로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물리학자 데이비스 사울레스(82) 워싱턴대 명예교수, 브라운대의 코스털리츠 교수와 홀데인 교수 등 세 명이 공동 수상했다.

이들이 노벨상을 받게된 연구는 1970년대와 1980년대 이뤄진 것들로 수십년에 걸친 영향이 평가를 받은 것이다.

양자컴퓨터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했고,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이 가능하다는 게 과학자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어떤 상태를 다른 상태로 바꿀 때 영향을 미치는 견고한 성질을 뜻하는 '위상(topology)' 변화를 연구했다.

대중에게 생소하고 난해한 분야로 스웨덴 왕립학술원은 이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노벨상 발표 기자회견에 빵까지 들고 나왔다.

노벨위원회의 이론물리학자 토르스 한스 한손은 “위상의 개념이 대중들에게 낯설기 때문에 내 점심을 가져왔다”며 둥근 시나몬빵, 구멍이 한 개 뚫려 있는 베이글, 구멍이 2개인 프레첼을 꺼내들고 내용을 설명했다. 그는 “이 빵들은 맛과 모양 등 여러 가지 특성이 다르지만 위상학에서는 딱 한 가지에 집중한다”며 위상 변화를 설명했다.

왕립학술원은 "올해의 물리학상 수상자들은 미지의 세계로 향하는 문을 열었다. 이종 물질(exotic matter)로 알려진 미지의 존재에 대한 비밀을 밝혀내는데 기여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박혜민 기자 park.hy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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