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끌어내렸다. 달러 강세, 저(低)유가 등의 여파에 투자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과 전세계 성장률 전망치는 유지했다. 하지만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곳곳에 위험요인이 도사리고 있다는 경고를 덧붙었다.
4일(현지시간) IMF는 ‘세계경제전망’ 수정 보고서를 통해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가 각각 3.1%, 3.4%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7월 나온 전망치와 같은 수준이다. 반면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2%에서 1.6%로 0.6%포인트 떨어뜨렸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 역시 2.5%에서 2.2%로 하향 조정했다. 조정의 배경은 투자 부진이다. 경제협력기구(OECD)도 지난달 같은 이유를 들어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1.8%에서 1.4%로 끌어내렸다.
한국 경제의 성장률은 올해 2.7%, 내년 3.0%로 내다봤다. 7월 내놓았던 전망치와 같다. 중국의 성장률 역시 올해 6.6%, 내년 6,2%로 제시한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일본은 소비세 인상을 연기하고 최근 경기 부양책을 내놓은 상황을 반영해 기존 전망보다 높은 올해 0.5%, 내년 0.6% 성장할 것으로 봤다.
IMF는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의 위험요인으로 브렉시트의 여파와 함께 ▶미국 대통령선거로 인한 정치불안과 보호무역주의 대두▶중국 경제의 투자ㆍ수출 중심에서 소비ㆍ내수로 전환▶신흥국 금융 불안 등을 들었다. 이어 “내수 부양을 위한 확장적 재정ㆍ통화정책과 함께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과감한 구조개혁을 병행해야 한다”고 각국에 권고했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밝힌 2.8% 성장이 가능할 것이란 입장이다. 이날 최상목 기획재정부 차관은 “1~3분기의 경기 상황이 당초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면서 “4분기에는 자동차사 파업 등 여러 위험이 있지만 추가경정예산 조기 집행 등 정책적 노력을 하면 목표 수준을 달성하거나 최대한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조민근 기자 jmi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