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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 만에 따오기 만나볼 수 있다…우포늪따오기복원센터 오늘부터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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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경남 창녕군 유어면 복원센터에서 복원되어 생활하고 천연기념물 제198호 따오기 복원성공기념 대국민 개방행사가 열렸다. 경남도와 창녕군이 지난 2008년 중국에서 암수 한 쌍을 들여와 복원작업을 시작한후 현재는 171마리로 늘어났다.따오기를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것은 2017년 10월로 예정된 야생 방사에 앞서 따오기를 적응 훈련시키기 위해서이다.관람 신청은 창녕군청홈페이지에서 접수한다. 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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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경남 창녕군 우포늪 따오기 복원센터. 홍준표 경남지사, 김충식 창녕군수 등 내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따오기 복원성공 기념 및 대국민 개방행사’가 간단하게 열렸다. 홍 지사 등 내빈 6명이 높이 12.5m에 가로· 세로 25X36m(바닥면적 900㎡)인 대형 케이지 안에 따오기 6마리를 풀어놓자 그동안 케이지 구석에서 노닐던 따오기 15마리가 한꺼번에 ‘따옥 따옥’하며 날아올랐다. 일부 따오기는 케이지 그물에 걸렸다가 다시 날아 오르기를 반복했다.

‘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따옥 따옥 소리 처량한 소리…’라는 동요속 따오기. 1979년 1월 경기도 파주시 문산에서 관찰된 이후 한반도에서 사라졌던 따오기를 37년만에 만나는 순간이다.

이날 공개된 따오기는 모두 2015년 태어난 21마리. 암컷 9마리, 수컷 12마리다. 복원센터 김성진(생물학)박사는 “수컷이 사람에게 덜 민감해 수컷을 많이 넣어 우선 일반에 공개한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지 안에는 물웅덩이, 나무, 풀·잔디 같은 서식환경이 조성돼 있다. 이곳 따오기는 쇠고기 등심이 주원료인 인공사료와 미꾸라지, 칼슘·비타민 등이 든 영양제, 소화를 돕는 효소제, 밀·콩·옥수수 같은 곡물류 등을 먹으며 생활한다. 사육사 한영인씨는 “따오기가 건강하게 살 수 있게 준비한 최고급 먹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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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 우표늪에서 따오기 복원이 시작된 것은 2008년 10월. 그해 5월 이명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 때 후진타오 당시 중국 국가주석이 한국에 따오기를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같은 해 10월 김태호 당시 경남지사가 산시성 양현 종복원센터에서 암컷 양저우와 수컷 룽팅 등 2마리를 들여와 우포늪에서 키우기 시작했다. 2013년에는 따오기의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에서 진수이·바이스 등 수컷 두마리를 추가로 들여왔다.

이들 따오기는 2013년 27마리, 2015년 94마리로 늘었다. 현재는 171마리나 된다. 개체수가 크게 늘어난데다 내년 10월로 예정된 야생방사에 앞서 적응 훈련의 하나로 일반에 공개한 것이다.

홍 지사는 이날 “멸종돼 가는 따오기를 복원·증식하고, 살아 갈 수 있는 생태환경을 조성한 것은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한 종복원 사업의 모범사례”라고 평가했다.

이들 따오기 가운데 내년 10월 20마리는 처음으로 우표늪에 야생방사된다. 방사 전 3개월간은 높이 20m, 넓이 3300㎡인 또 다른 초대형 돔형 케이지에서 주변환경 적응훈련, 사냥훈련 등 단계별 적응훈련을 받는다. 복원센터는 방사 때 따오기 몸에 위치추적기를 심어 이동경로·먹이활동 등을 파악하기로 했다. 야생방사가 성공할 경우 점차 그 수를 늘릴 계획이다.

원래 따오기는 겨울철 우리나라에 날아와 월동하는 철새이다. 이성봉 창녕군 따오기 담당은 “내년 야생방사가 따오기의 이동경로등을 밝혀주고 중국·일본처럼 우포늪 일대에서 생활하는 ‘텃새화’가 가능할 지 관심을 끈다”고 말했다.

복원센터는 현 관람케이지에 있는 따오기의 경우 사람들이 관람하면서 산란·포란·부화 같은 일련의 자연번식은 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암컷이 봄철에 2~4개의 알을 낳으면 인공부화해 증식할 계획이다.

따오기 관람은 우포생태관에서 따오기 관련 설명을 듣고, 우포늪 전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 따오기 관람케이지 순으로 진행된다. 사전 인터넷 신청을 받아 1회 50명, 하루 4회 공개한다. 1회 관람시간은 1시간이며 관람은 무료다. 신청은 창녕군 홈페이지(www.cng.go.kr)에서 하면 된다.

따오기는 세계적으로 동북아지역에 1000여 마리만 서식하는 희귀조류로 1960년대 국제조류보호회의(ICBP)의 국제보호대상 조류에 등록됐고, 1988년 국제자연보호연맹(ICUN)멸종위기종 적색 리트스에 등재돼 있다. 81년부터 따오기를 증식해온 일본은 199마리(현재 생존)를 방사했다고 한다.

창녕=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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