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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집게 예측, 클린턴 4:1 승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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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9호 1 면

2012년 미국 대선을 하루 앞둔 11월 5일.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에서 선거 분석 블로그를 운영하던 네이트 실버는 버락 오바마(민주당 후보) 대통령이 밋 롬니 공화당 후보를 선거인단 313명 대 225명, 전국 득표율 50.8% 대 48.3%로 이긴다고 예측했다. 하루 뒤 선거 결과는 선거인단 332명 대 206명, 전국 득표율 50.5% 대 48%였다. 당시 유명 여론조사기관인 갤럽과 라스무센은 전국 득표율에서 각각 롬니의 5%포인트, 1%포인트 우세를 점쳤다. 2012 대선 족집게상은 1978년생으로 시카고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실버의 몫이었다.


2016년 미국 대선(11월 8일)이 37일 남았다. 분위기로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쪽이지만 결과는 오리무중이다. 지난달 28일의 1차 TV토론에서 클린턴이 우세승을 거뒀으나 미 대선은 TV토론보다 주(州)별 표의 응집력, 경합지역 투표율 등이 더 큰 변수로 작용한다. 미 대선에서 높은 적중률을 보여온 ‘족집게’들은 이번 대선을 어떻게 예측할까. 막바지로 치닫는 미 대선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미 정계·학계·언론계가 꼽는 대표적인 족집게 분석가(또는 기관)들은 네이트 실버, 무디스 애널리틱스, 로센버그&곤살레스 폴리티컬 리포트(RGPR), 앨런 릭트먼 아메리칸대 교수, 그리고 뉴욕타임스의 업숏 등이다.


①2008년, 2012년에 이어 3연속 적중을 노리는 실버는 자신이 운영하는 ‘파이브서티에이트닷컴’에서 9월 30일 현재 클린턴이 승리할 확률을 60.8%(트럼프 39.2%)라고 적시했다. 선거인단으로는 285.3대 253.5. 클린턴이 승리할 확률은 8월 8일 79.5%를 정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1차 TV토론 직전 55.2%까지 떨어졌으나 토론 뒤 살짝 반등했다. 실버는 ‘오늘 당장 선거가 치러질 경우’라면 클린턴이 이길 확률이 71.9%라고 했다.


②중립 성향의 정치분석가 스튜어트 로센버그는 9월 16일 펴낸 ‘로센버그&곤살레스 폴리티컬 리포트’에서 선거인단 수 285대 191로 클린턴이 트럼프를 앞선다고 분석했다. 미 대선은 538명의 선거인단 중 과반인 270명을 확보하면 이긴다. 문제는 앞으로다. 로센버그는 남은 기간 트럼프가 경합지역인 플로리다(선거인단 29명)·오하이오(18명)·노스캐롤라이나(15명)에서 이기고 펜실베이니아(20명)를 빼앗아오면 역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렇게 되기 위해선 기적(miracle)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③실버가 떠난 뒤 뉴욕타임스는 ‘업숏’이라는 자체 예측모델을 만들었다. 50개 주 여론조사와 전국 여론조사를 토대로 선거 결과를 예측하는 방식이다. 업숏은 지난달 29일 클린턴이 이길 확률을 72%, 트럼프가 이길 확률을 28%라고 계산했다. 뉴욕타임스는 “클린턴이 질 확률은 프로미식축구리그(NFL) 키커가 46야드 필드골을 실수할 확률”이라고 했다.


④신용평가업체 무디스가 1980년 만든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선거예측모델은 이후의 대선 승자를 모두 맞혔다. 한 달에 한 번씩 공개하는데 지난달 26일 클린턴이 332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승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댄 화이트는 “마지막 남은 변수는 휘발유 값 등 경제적 요소와 오바마의 지지율 추이”라고 말했다.


⑤정치역사학자인 앨런 릭트먼 아메리칸대 교수는 정성(定性) 분석을 지향한다. 여론조사 등 통계 기법을 무시한 채 81년 스스로 만든 대선 결과 예측모델로 이후의 대선을 모두 맞혔다. 공교롭게도 릭트먼 교수만이 트럼프의 승리를 점쳤다. 그의 모델은 13개 명제별로 참·거짓(false)을 가려 거짓이 6개 이상이면 집권당 후보가 패한다고 예측한다. 클린턴에게 적용했을 때 거짓이란 답이 나올 명제는 ▶집권당이 중간선거 후 하원 의석수가 늘었다 ▶집권당 후보가 현 대통령이다 ▶영향력이 큰 제3당 후보가 없다 ▶행정부가 정책에 큰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행정부가 외교·국방 분야에서 큰 성과를 냈다 ▶집권당 후보가 국민적 영웅이다 등 6개라서 트럼프가 이긴다고 릭트먼 교수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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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희 기자 pmas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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