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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진화 어디까지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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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9호 31면

신문은 고전적인 미디어라고 할 수 있다. 고대 로마시대에는 정부가 공표하는 뉴스를 담은 게시판 ‘악타 디우르나(Acta Diurna)’가 발행됐다. 석판이나 철판에 새겨져 공공장소에 내걸렸다. 인쇄술의 발달과 함께 17세기 초 종이로 변신한 신문은 오랫동안 미디어 시장을 독점해왔다.


기술진화는 새로운 미디어를 속속 내놓았다. 신문 다음으로 미디어 수단으로 등장한 것은 라디오였다. 20세기 초 언론 기능을 담당하게 된 라디오는 많은 신문사들의 문을 닫게 만들었다. 이때 신문사들을 살려 준 것은 사진이었다.


미디어에 있어서 두 번째 큰 전환기는 텔레비전의 탄생이었다. 텔레비전 시대 이전에 영화를 통해 이미 스크린을 접했던 사람들은 이 같은 영상이 라디오처럼 방송국에서 전 세계로 송출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1936년부터 본격적으로 텔레비전 방송이 확산하면서 신문과 라디오의 위기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일부 라디오 방송은 텔레비전 채널로 진화했다. 남아있는 신문사와 라디오방송사는 개혁을 서둘렀다.


최근의 전환점은 인터넷의 등장이다. 1990년대 초기 대중화된 인터넷은 미디어에서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주었다. 인터넷 기반의 새 뉴스 매체들은 기존에 있었던 언론 세력을 위협하면서 미디어 시장에서 ‘다모클레스의 칼(위태로운 상황)’ 역할을 했다.


21세기 들어 새로운 변수가 나타났다. 유튜브, 데일리모션 같은 영상 공유 포털들이다. 처음에는 웃기는 영상이나, 드라마의 핵심적인 장면, 회의 영상들을 올리는 사이트였다. 그러나 빠른 속도로 드라마나 영화 풀버전을 올리게 되면서 슬슬 텔레비전의 역할을 교체하는 모습을 보여 주기 시작했다. 이러한 사이트들을 대상으로 영상 편집하는 미디어 업체들이 전 세계적으로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예능뿐만 아니라 언론 미디어로도 영상 공유 사이트들이 활개를 펴고 있다.


기술발전을 통해 언론은 더 많이 대중화되고, 더 많이 중립화됐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괜찮은 스마트폰 한 대로 영상을 찍을 수 있고, 컴퓨터에서 편집해 누구라도 대안 텔레비전 방송을 만드는 시대가 됐다. 즉, 대중의 언론 시장 참여가 더 많아졌다. 그럼으로써 대중의 언론 감시가 더 강해졌다.


한국의 미디어 시장도 급변하고 있다. 유튜브의 유명 채널들이 힘을 합해 텔레비전 방송국을 만들 날도 머지않아 찾아올 것이다. 바야흐로 새로운 언론시대가 만개하고 있다. 언론의 진화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자못 궁금하다.


알파고 시나씨하베르 코레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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