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군주가 어리석고 용렬해 나라의 도가 안 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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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29일 미르와 K스포츠 등 최근 박근혜 대통령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관련해 “군주가 어리석고 용렬해 나라의 도가 안 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혼용무도 극에 달한 상황
반기문, 대선 출마 안할 것”

추 대표는 이날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총선 전부터 문고리 3인방의 국정 농단이 일어나더니 최근엔 비선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추 대표는 “지식인을 대표하는 교수신문에서도 올해의 사자성어를 뽑으라니 ‘혼용무도(昏庸無道)’를 뽑지 않았느냐”며 “진실이 청와대 담을 못 넘어가는 요즘이야말로 혼용무도가 극에 달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추 대표는 그러면서 “국민이 궁금해하는 권력 농단에 대해 국정감사를 통해 밝혀내는 게 대한민국 국회의 책무 아닌가. 이게 어떻게 여야 간의 단순한 정쟁거리로 폄훼될 수 있느냐”며 유감을 표했다.

추 대표는 이어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서도 “결론부터 말하면 반 총장은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추 대표는 “유엔 설립 당시 만들어진 결의안을 보면 사무총장은 각국 정부의 비밀을 상당히 알고 있기 때문에 퇴임 후 어떠한 정부의 자리도 제안받지 않아야 한다고 돼 있다”며 “유엔 사무총장을 하면서 대한민국의 품격을 높여 놓았는데 이제 와서 퇴임 후 어떤 정부의 자리도 맡아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 대표는 “1년 뒤는 괜찮지 않느냐며 정치판을 기웃거리는 것은 박근혜 정권이 대선후보 자리를 제안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새누리당이 그런 자리를 제안해도 안 되고 반 총장이 받아서도 안 된다. 나라의 품격을 위해서라도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정치무대에 오르지 않아 신비감이 있을 수 있지만 검증에 들어가면 여러 문제가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 대표는 또한 “제가 가장 싫어하는 단어가 제3지대라는 말”이라며 “사람들이 내 신념을 몰라주더라도 내 신념이 옳다면 꾸준히 노력해 나가야지, 감나무 밑에서 감 기다리는 것은 무책임하다. 정치공학적인 것은 싫다”며 야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제3지대론에 견제구를 던졌다.

박신홍 기자 jbje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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