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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stravel] 도시 전체가 돈키호테 위한 축제의 무대

중앙일보

입력

| 멕시코 ‘세르반티노 국제 페스티벌’ 예술축제

『돈키호테』의 저자 미구엘 드세르반테스(1547~1616)의 이름을 딴 축제 ‘세르반티노 국제 페스티벌(Festiva Internacional Cervantino)’은 해마다 10월 멕시코 과나후아토(Guanajuato)에서 열리는 중남미 최대의 문화 예술 행사다. 인구 10만여 명이 살고 있는 소도 시에 축제 기간 동안 전 세계 예술가 3000명이 찾아와 연극·음악·춤 등 다채로운 공연을 펼친다. 도심 곳곳의 역사 유적이 축제 무대로 활용돼 특별함을 더한다.

멕시코 중부 도시 과나후아토는 해발고도 2000m가 넘는 고위 평탄면에 있다. 하늘과 맞닿은 산간지대에 도시가 들어선 사연은 이렇다. 이 지역은 스페인 정복자가 멕시코에 진출했던 초장기에는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16세기 초 금광 · 은광이 발견되면서 과나후아토에 사람과 물자와 돈이 몰렸고 18세기 과나후아토는 전 세계 은 생산의 60%를 점유할 정도로 성장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에 살았던 과나후아토 시민은 축적한 부를 교회와 성당 건립에 쏟아부었다. ‘라 콤파니 아 성당’ ‘산디에고 교회’ 등 화려한 건축물이 도시 곳곳에 진 것도 이 시기였다. 18세기에 완공된 발렌시아나 성당에는 금박으로 감싼 호화로운 제단이 있을 정도였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웠던 덕분에 과나후아토 시민은 문화적인 관심과 욕구가 높았다.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문화 예술 공연이 열렸는데, 1952년 과나후아토 대학생이 대학교 광장에서 개최한 연극 무대도 그중 하나였다. 대학생은 근대소설의 시초라 평가받는 『돈키호테』의 저자 ‘미구엘 드세르반테스’ 희곡을 바탕으로 연극 무대를 올렸고, 바로 이 행사가 과나후아토 예술 축제 ‘세르반티노 국제 페스티벌’의 효시가 됐다.

연극 축제가 춤 공연, 클래식 공연, 영화제 등 다양한 문화 행사를 포괄하면서 1972년부터는 아예 멕시코 정부가 나서 행사를 후원하기 시작했다. 과나후아토 대학생 연극이 초연된 지 20주년 되는 해, 이 예술 축제는 ‘세르반티노 페스티벌’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뉴욕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캐나다 국립 발레단, 미국 포크송 가수 조안 바에즈(JoanBaez) 등 유명 공연팀과 예술가의 무대를 관람할 수 있는 중남미 대표 예술 축제로 발돋움했다.

올해 44회째를 맞는 세르반티노 축제는 ‘세르반테스 400주년. 광기로부터 이상으로’라는 테마로 진행된다. 세르반테스 사후 40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축제에서는 세계 각국 3000여 명의 예술가가 댄스·연극·콘서트·전시회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통해 세르반테스의 삶과 작품을 반추한다. 특히 세르반테스의 대표작 『돈키호테』는 오페라 · 뮤지컬 · 영화 · 퍼포먼스 등으로 재해석된다. ‘네덜란드 국립 발레단’ ‘스페인 국립 댄스 컴퍼니’ ‘멕시코 할리스코 주 발레 ’이 함께하는 발레 공연 ‘돈키호테’는 축제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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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는 10월 한 달 남짓 열리는데 올해는 10월 2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다. 축제 기간 중 과나후아토는 도시 전체가 거대한 공연장으로 탈바꿈된다. 광장·박물관·식민지 시대 저택에서 공연이 열린다. 19세기 만들어진 공연장 ‘테아트로 후아레스’도 축제 주 무대로 활용된다. 세르반티노 축제가 열리는 역사적 건축물은 198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축제 일정과 프로그램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festivalcervantino.gob.mx)를 참고하면 된다.

글=양보라 기자 bora@joongang.co.kr
사진=멕시코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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