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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뼉 쳐도 반응 없는 아이, 난청 의심 … 재활치료 빨리 해야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Q. 8개월된 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아이가 소리 자극에 반응이 떨어지고 옹알이도 늦는 것 같습니다. 귀가 잘 안 들리면 그럴 수 있다는데 정말인가요?

A. 연관이 있습니다. 불러도 반응이 없는 아이는 자폐증 가능성과 선천성 난청일 가능성이 있는데, 눈맞춤이 정상(눈을 맞추면 피하지 않고 계속 바라봄)이라면 자폐증이 아니라 난청일 가능성이 큽니다. 보통 아이가 태어나면 1주일 안에 신생아 선별 검사(선천성 질환 검사)를 하게 됩니다. 이때 청력검사도 하는데, 1000명당 1~3명꼴로 선천성 난청인 아이들이 발견됩니다. 선천성 질환 가운데 꽤 높은 유병률입니다. 선별검사는 질환 여부만 대략 판단하기 때문에 난청 의심 진단이 내려지면 정밀검사가 필요합니다. 아이는 수면유도제를 투여하지 않는 무수면ABR 검사도 있습니다. 간혹 ‘추후 검사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무시하고 지내다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선별검사에서 오진이 날 수도 있습니다.

그 때문에 난청 의심 증상을 잘 알아둬야 합니다. 우선 집에서도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문을 쾅 닫는다든지 아이 뒤에서 손뼉을 친 후 반응을 살펴봅니다. 말을 하지 못하더라도 소리 자극에는 놀라는 반응을 보여야 합니다. 큰 소리에도 놀라지 않거나 소리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지 않는 경우, 8~9개월이 지나도 옹알이를 하지 않을 때, 두 돌이 다 되어가는데도 말을 못하거나 심하게 어눌한 경우도 난청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선천성 난청의 원인은 다양합니다. 50%는 유전, 20~25%는 환경적 원인, 나머지 25~30%는 원인불명으로 보고돼 있습니다. 가족이나 친척 중 선천성 난청이 있거나 이른 나이에 귀가 어두워진 분이 있다면 유의해서 봐야 합니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저체중으로 태어났거나 신생아 인큐베이터 치료 경력이 있는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또 엄마가 임신 중일 때 특정 바이러스에 감염됐거나 항생제나 다른 약물을 잘못 먹었을 때도 난청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난청으로 진단됐다면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신생아부터 3세까지는 뇌의 70~80%가 완성됩니다. 소리 자극은 뇌를 발달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또 이때는 언어 발달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말은 부모의 목소리나 언어를 모방하며 배웁니다. 최대한 소리를 빨리 듣게 해서 다양한 음역대의 소리를 익히고, 언어를 습득하게 하면 학교에 들어가서도 정상 아이들과 똑같이 지낼 수 있습니다. 이 시기를 놓치면 말이 어눌해지고 말귀를 잘 알아듣지 못해 정상 아이들과 함께 수업을 못 받을 수도 있습니다.

치료는 먼저 보청기를 끼는 연습으로 시작합니다. 어떤 음역대가 떨어져 있는지 정밀하게 진단한 다음 해당 음역대를 최대한 들을 수 있도록 미세하게 보청기를 조절합니다. 다양한 음악소리를 들려주는 음악치료, 말을 따라 하게 하는 언어치료 등 청각재활치료를 진행합니다. 경우에 따라 재활 후 청력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청력이 많이 떨어진 아이는 보청기로는 소리를 들을 수 없습니다. 이럴 때는 인공와우 수술을 해야 합니다. 귓속 달팽이관에 청신경을 자극하는 기기를 넣어 소리를 전달합니다. 수술 시기는 생후 1년이 가장 적당합니다.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수술하면 좋지만 아이가 목을 가누고 어느 정도 컸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선천성이 아니라도 난청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넘어지거나 부딪쳐 머리에 외상을 입은 후입니다. 아이가 귀를 자꾸 잡아당기거나, 후비거나, TV 볼륨을 높이는 행동을 하면 청신경이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병원에 빨리 가서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도움말=소리귀클리닉 임혜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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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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