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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20-40%에서 골다공증성 골절 발생… 골다공증 치료 함께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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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의료원 류마티스내과 이연아

류마티스 질환 환자에서 골다공증이 동반되는 경우는 일선 진료실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필자의 환자인 60대 중반 여성 K씨는 평소 손목과 손가락, 무릎 통증에 시달렸지만 첫 증상이 나타난 지 3년이 지나서야 병원을 방문했다. 환자를 진찰해 보니 염증이 생긴 관절의 활막이 뼈를 파고 들어 골 파괴가 진행 중이었고, 골감소도 심각한 상태였다. 최근에는 관절 변형 탓에 일어서고 걷는 활동마저 제한을 받다 보니 급기야 골절까지 발생하여 신체기능의 약화가 더욱 심해졌다. 이처럼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은 투병기간이 길어지면서 전신적인 골다공증과 골절로 인해 전신 상태가 급격하게 악화되는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각별한 주의와 관심이 요구된다.

류마티스 질환 환자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합병증인 골다공증(骨多孔症)은 말 그대로 뼈에 구멍이 생기는 질환이다. 뼈의 강도가 현저히 약해져 부러지기 쉬운 상태를 말하는데, 최근 고령인구가 늘면서 골다공증으로 진단 받은 환자는 지난 5년 새 약 30% 이상 증가해 꾸준히 느는 추세다. 골다공증은 사실 골절되지 않으면 별다른 증상이 없어 방치하기 쉬운데, 골밀도가 낮은 노인 환자는 실내에서의 가벼운 외상에도 뼈가 부러지는 골절을 겪을 수 있다. 특히 골다공증에 의한 골절이 발생하면 신체 활동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며 폐렴과 같은 내과적인 합병증을 동반하기 쉬워 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골다공증은 일반적으로 폐경 후 여성이나 고령의 환자에서 위험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지만 골대사 질환을 앓거나 골 감소를 일으키는 약물 복용 환자에서도 흔히 발생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을 비롯한 다양한 류마티스 질환은 만성 염증질환으로 체내 염증물질에 의해 골감소를 일으키는 파골세포 기능은 활성화되는 반면 뼈를 생성하는 조골세포 기능은 감소하는 방향으로 골대사 이상이 오게 된다. 또한 이들 질환은 치료를 위해 사용하는 약제에 의해서도 골다공증이 진행되어 약물 관리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류마티스 질환에서는 대개 항염 및 면역조절을 위해 글루코코르티코이드 (glucocorticoid) 즉,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스테로이드제는 류마티스 질환의 급성기 치료에는 매우 효과적이지만 수년이상 장기간 사용하는 경우 골감소를 일으켜 골다공증 및 골절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특히 스테로이드제를 복용하는 1년 이내 급격한 골소실과 골절의 위험이 급격하게 증가하므로 스테로이드제의 장기간 사용을 계획하고 있다면 초기부터 골다공증에 대한 검사와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스테로이드제를 수년이상 복용하는 환자의 약 30~50%에서 골절이 발생하며(J Endocrinol Invest. 2008),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의 20-40%정도가 골다공증에 의한 골절을 경험한다고 한다. 또한 골절 위험은 류마티스 관절염의 유병기간이 길수록, 질병 활성도가 더 높을수록 골절 위험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 류마티스 질환에 대한 치료를 받는 환자라면 복용 중인 약과 골절 위험도를 평가해보고 골다공증을 진단받게 되면 비스포스포네이트 (bisphosphonate) 등의 약물로 적절한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골다공증 치료제의 부작용인 턱뼈 괴사에 대한 보도가 많이 되는 바람에 부정적인 면만 부각되어 골다공증 치료를 꺼리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턱뼈 괴사는 비스포스포네이트 치료를 5년이상 장기간 지속한 환자들에서 주로 치과시술 혹은 수술을 받는 경우 발생하는 드문 부작용인 반면, 골다공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더 많은 합병증에 시달릴 확률이 훨씬 더 높다. 약물 성분이나 부작용 관련 위험은 환자 본인이 스스로 판단하기엔 어려움이 있으므로 전문의의 정확한 상담을 받는 것이 필수적이다.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은 질병자체의 만성 염증과 복용 약물로 인해 골다공증 및 골절 위험이 일반인구보다 월등히 높다. 관절염으로 인한 신체활동 제약에 골다공증성 골절이 더해진다면 건강상태는 급격한 악화일로에 놓이게 된다. 따라서 류마티스 질환의 적정 치료와 관리를 위해서는 골다공증의 진단과 치료 병행이 필수적임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 본 칼럼은 외부필진에 의해 작성된 칼럼으로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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