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최순실씨 만난 적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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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개입 논란의 한가운데 있는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이 국정감사장에서도 제기됐다. 26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부 국감은 전국경제인연합회 국감장을 방불케 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은 야당 의원들의 질타 속에서도 그간의 의혹을 시종일관 부인했다.

“정부보다 먼저 아프리카사업 준비”
야당, 외통위서 미르 새 의혹 제기

이 부회장은 “안종범 (수석과),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씨를 만난 적이 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의 질문에 “안 수석은 각종 회의에서 자주 만나지만 최순실씨는 만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를 총괄하는 민관합동창조경제추진단의 공동단장을 맡고 있다. 그는 또 “최순실씨와 만나거나 전화 통화도 한 적이 없느냐. 위증하면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야당 의원들의 거듭된 질문에 “없다”고 재차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이 “재벌이 몇 주 동안 800억원 가까운 자발적 출연을 했다고 돼 있다. 누구 아이디어였느냐”고 묻자 이 부회장은 “기업계의 의견이 있어 뜻을 모아서”라며 정확한 답변을 피했다.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외교부 국정감사에선 미르재단이 정부의 대표적 개발협력 프로젝트인 ‘코리아 에이드’ 사업에 정부의 공식 추진 전부터 관여해 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미르재단 관계자가 코리아 에이드 관련 범정부 태스크포스(TF)에 참석했다는 외교부 관계자의 증언도 나왔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경협 의원은 “2015년 10월 설립된 미르재단이 11월 이화여대 산학협력단 박모·김모 교수 측에 개발도상국에 맞는 쌀 가공식품 시제품 및 전략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해 연구 작업이 시작됐다”며 “ 올 1월 20일 농식품부가 이 연구를 위한 케이밀(K-Meal) 제작 계약을 이화여대와 맺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1월 21일 아프리카 순방과 연관된 코리아 에이드 관련 TF 회의가 시작됐는데, 미르재단 관계자가 참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미르재단이 정부 부처보다 미리 기획하고 사업 계획을 다 했단 이야기”라 고 주장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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