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경주 지진 진앙 위치 헛짚었다…"대비 소홀해"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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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이 지난 12일 경북 경주에서 일어난 한반도 최대 규모 지진의 진앙 위치를 잘못 분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기상청은 22일 경주 지진에 대한 중간상황 정책브리핑에서 "지진 정밀 분석 결과, 지난 12일 5.8 규모 본진은 5.1 규모의 전진이 일어난 곳보다 남쪽으로 수백미터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초기 분석 결과로 발표한 내용과는 반대되는 발표다.

12일에는 전진과 본진의 위치를 각각 경주 남남서쪽 9km, 남남서쪽 8km라고 밝힌 바 있다. 본진이 전진보다 북쪽에서 일어났다고 파악한 것이다.

유용규 기상청 지진화산감시과장은 "P파와 S파가 도달한 시각 등을 정밀 분석한 결과, 진앙의 위치가 처음과 다르게 나왔다"면서 "수 분 내에 결과를 발표해야 해 시급을 다투다 보니 초기 분석에 잘못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상청은 첫 5.8 지진이 난 뒤 일주일이 지난 19일 밤 규모 4.5의 여진 발생 당시에도 오류를 바로잡지 않았다.

당시 같은 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연구센터는 1차 지진 분석 결과를 토대로 "본진이 전진보다 남쪽에서 발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헌철 지진센터장은 "여진이 남남서쪽으로 내려가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여기서 멈출지 아니면 계속 남하할지는 알 수 없다"면서 "여진이 수개월 이상 계속되겠지만, 지진의 지속시간이 짧은 단층 구조상 5.5 규모 이상의 지진은 나기 힘들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두 기관은 규모 측정값에서도 차이가 났다. 지질연 지진센터는 지난 12일 1차 지진의 규모를 5.2, 지난 19일 여진은 4.6으로 분석했지만 기상청은 각각 5.1, 4.5로 결론을 내렸다.

이에 대해 지질연 관계자는 "모든 관측소에서 측정된 데이터의 평균을 내는 것이 아니라 유의미한 데이터를 추려 분석하고, 분석에도 기상청의 자동분석 측정장비와는 다른 장비를 사용하기 때문에 원자료가 같아도 해석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병채 인턴기자 lee.byung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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